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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날에 ‘남편’ 웃는다?”… 경기도, 성인지 감수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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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승인 : 2025. 03. 10. 10:40

/경기도 SNS 갈무리
경기도가 여성의 날 맞이 도정 홍보물을 올렸다가 "성인지 감수성이 낮다"라는 비판을 받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경기도는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도 공식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여성정책을 홍보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경기도는 SNS에서 "아내, 엄마, 여자친구 그리고 우리 곁의 모든 여성뿐만 아니라 남편도, 아빠도, 남자친구도 같이 웃을 수 있어 더 의미 있는 여성의 날"이라는 문구와 함께 정책 홍보 포스터 여러 장을 게시했다.

포스터는 각각 "아빠가 웃는 여성 정책", "남친이 웃는 여성정책", "남편이 웃는 여성정책" 등의 제목으로 올라와있었다. 홍보 대상 정책은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아이 돌봄 본인부담금 지원, 경기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지원, '여성 1인 가구 안심 패키지', '경기도 주 4.5일제' 등이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여성의 날에 여성이 메인이 아니다"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여성의 날 기념에 오히려 여성이 수동적인 존재로 비쳐진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경기도는 포스터와 게시글을 삭제하고 "콘텐츠와 관련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경기도는 사과문에서 "'세계 여성의 날'이 가진 의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 했다"며 "성평등의 의미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 점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 인권 감수성을 더욱 신중하게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의 사과문에 누리꾼들은 "사과로만 끝내지 말고 정식으로 다시 축하하라", "아내, 여자친구, 엄마만 여성인가 보다", "포스터에서도 남성 모델의 얼굴이 주를 이룬다", "남자가 허락하는 여성정책이라니", "애 낳고 싶은 마음 싹 사라짐" 등의 거센 반응을 보였다.

한편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노동자 1만5000여 명이 정치적 평등권 쟁취, 노동조합 결성,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벌인 뉴욕 러트거스 광장 시위에서 시작됐다. 유엔이 1977년 국제 기념일로 공식 지정했고,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법정 기념일이 됐다.
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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