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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피즘2.0 넘어라] 트럼프 덕에 날아오르는 한화… 美 조선 부활, 직접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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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3. 10. 17:44

종속회사 200여 개… 빠른 변화 감지
한화오션 LNG선, 알래스카 수요 기대
도크 증설 등 추가투자 실행 가능성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기업 가치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이후 급속도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주사 ㈜한화는 최근의 주가가 연말 대비 두 배 이상이다. 이보다 더 가파른 변화를 보인 계열사는 한화오션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2월, 3만원 안팎의 주가에서 이달 들어 8만원을 훌쩍 넘겼다.

주가가 말해주듯 현재 한화의 성장 동력은 미국발 조선·방산이 중심이다. 특히 조선은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 임기 기간에는 가장 큰 폭의 성장과 존재감을 기대할 수 있는 부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 조선업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고 최근 의회 연설에서도 "상선과 군함 건조를 포함한 미국 조선 산업을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물 들어온 '특수'에 정부의 협조만 더해지면 더 큰 과실이 이어질 거란 관측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의 종속회사 중 미국에 소재한 회사는 한화오션USA홀딩스, 한화오션 글로벌 오퍼레이션 센터 등 지난해 연말 기준 200여 개다. 현지 지주회사와 부동산 개발, 태양광 개발, 항공기 제조 등 거의 전 영역에서 미국 소재 회사를 두고 급변하는 환경에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미국발 변화를 리스크로 분류 중이지만 한화에는 기회요인으로 평가된다. 한화오션이 대표적이다. 미국과의 조선 협력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화석연료 정책을 앞세우면서 LNG 프로젝트가 재개된 것 또한 실적 상승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조선·해운 투자금융사 클락슨시큐리티스는 글로벌 LNG운반선 신조 수요가 2029년까지 최대 126척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으며, 이는 약 47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한화오션의 수주실적에 따르면 LNG 컨테이너선은 전체 상선 수주의 절반인 19척으로, 47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2023년에는 총 10건의 수주 중 LNG선이 5척이었으며, 2022년에는 44척 수주 중 38척일 정도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 조선소들이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상황이 한국 조선소의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특히 LNG운반선에 강점이 있는 한화오션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언급되고 있는 알래스카 LNG프로젝트에서 쇄빙LNG운반선이 필요할 경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쇄빙LNG운반선의 건조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오션이 두각될 수 있다.

유지·정비·보수(MRO) 부문도 미국과 맞닿아 있다. 미 해군의 함정이 늘어나고 노후화도 지속됨에 따라 MRO 물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2건의 미 해군 함정 MRO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는 5~6척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매년 상향된 수주 목표를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수주 물량이 꽉 차 있는 상황에서 추가 투자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장은 "국내 조선사들은 현재까지 수주한 물량으로 2028년까지 도크가 꽉 차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미국이 새로운 발주를 한다면 우리로서는 이미 작업하고 있는 것들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로서는 추가로 도크를 증설하는 대형 투자를 결정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건 1~2년 단기간을 보고 할 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이 향후 몇 년간 얼마만큼의 물량을 맡길 수 있는지 가시적인 가이드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오너가들의 탄탄한 미국 인맥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뿐 아니라 이어진 캔들라이트 만찬, 무도회 등에 참석해 국무부장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직접 만난 바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미국 필리조선소의 재건과 태양광 사업 투자의 지속 등을 통해 미국 내 사업을 강화하고 시장 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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