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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소주 있다” 오비맥주, K-소주 경쟁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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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5. 03. 11. 14:47

맥주 출고량 해마다 1.9% 감소, 신사업 필요
수출용 브랜드 상표 출원, 과일리큐르 집중
"실적보다는 수출 포트폴리오 다각화 개념"
제주소주 푸른밤
푸른밤 소주./제주소주
오비맥주가 K-소주 경쟁에 본격 참전한다. 국내 맥주 시장에선 부동의 1위이지만, 내수시장 축소로 신사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오비맥주는 기존 맥주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최근 인수한 제주소주를 재정비해 수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1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현재 오비맥주는 기존 제주소주 ODM(제조사개발생산) 공장가동을 멈추고 재정비 중이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해 9월 제주소주를 신세계L&B로부터 사들였다.

이번 재정비를 통해 오비맥주는 올해 소주사업, 특히 해외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현재 소주 신제품 팀 구성을 위해 전문가 영입과 내부 인력을 활용한 조직 개편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2월 특허청에 주류 브랜드 상표도 출원했다. 현재 등록된 상표는 '짠(ZZAN)', '짠(JJAN)', '돌돌(DOLDOL)' 등 3개다. 이들 브랜드는 각각 소주, 과실주, 리큐어 등 상품으로 지정됐으며, 수출용 소주의 새 브랜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과일소주는 국내 대비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제품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과일소주 수출액은 9159만달러(약 1334억원)로 전체 주류 수출액의 30%에 달한다. 2013년 0.5%와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이에 오비맥주는 제주소주 인수를 통해 내수보다는 수출용 과일소주 생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주시장은 하이트진로의 '진로',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과 '새로'가 전국구 점유율을 양분하고 나머지는 중소 지역소주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제주소주를 운영하던 신세계L&B도 국내시장에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자 수출로 노선을 변경했다. 제주소주는 2022년부터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소주 수출을 확대하며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인수하고도 국내 시장 공략보다 해외수출을 강조하는 데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제주소주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100만~120만병 정도로 해외에서 경쟁사들과 겨루기엔 한계가 있다"며 "(소주 수출은) 당장 실적개선에 크게 보탬이 된다기보다 수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맥주 출고량은 2013년 206만2000㎘(킬로리터)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168만7000㎘로 매년 1.9%씩 감소하고 있다. 오비맥주가 국내맥주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신제품개발 및 수출 확대가 필요한 이유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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