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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엇갈린 글로벌 성적… 신한·하나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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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3. 20. 18:09

신한, 사상 첫 순익 5720억원 달성
하나, 북미 성과에 15% 순익 증가
KB, 인니 법인 손실에 적자규모↑
우리, 캄보디아 적자 전환 여파
리딩뱅크 신한은행이 글로벌 자리의 강자를 굳건히 지켰다.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해외 순익 5000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하나은행은 북미 지역 성과를 바탕으로 10%대 증가율을 기록, 2위 우리은행과의 격차를 줄였다.

반면 KB국민은행은 여전히 인도네시아 법인 손실에 발목을 잡혔다. 적자 규모는 더욱 확대됐다. 우리은행은 핵심 국가의 경기 침체 여파에 직격탄을 맞으며 역성장했다. 올해에도 신한은행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순익 규모 2·3위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그 격차를 더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당초 목표한 대로 올해 인도네시아법인이 오랜 적자 터널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은행의 해외법인 10곳이 거둔 당기순익 합계는 57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6% 증가했다. 작년 유일하게 적자를 냈던 아메리카신한은행이 올해 48억원 순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전 해외법인이 흑자를 달성했다.

양대 축인 일본 SBJ은행과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지 맞춤형 영업 전략으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당기순익 1000억원대를 돌파한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의 역할이 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카자흐스탄이 글로벌 물류망으로 떠오르며 국내 기업 진출이 늘었는데,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카자흐스탄에서 영업하고 있는 신한은행이 수혜를 톡톡히 본 셈이다. 캄보디아·인도네시아에서도 리테일 확대 전략에 힘입어 순익이 크게 늘었다.

하나은행도 글로벌 부문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해외 법인에서 1300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15.2% 증가한 수준이다. 북미 지역에서 현지 한인 네트워크를 통해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면서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캐나다 법인 1곳, 미국 법인 3곳을 설립해 북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순익 규모는 경쟁사 대비 작아, 올해는 각 법인의 순익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은행은 인니 부코핀은행의 부실이 이어지면서 해외 실적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KB뱅크(부코핀은행)는 240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일 년 새 손실 규모가 677억원 급증했다. 이를 반영하면 최근 5년간 KB뱅크에서 발생한 손실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KB국민은행의 지난해 해외법인 5곳에 대한 지배기업 지분순손실은 833억원으로, 전년(234억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현지 영업 확대로 캄보디아·미얀마 법인의 실적이 개선됐지만 KB뱅크의 손실 여파 때문이다.

글로벌 순익 2위 우리은행도 지난해 해외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우리은행 해외법인 11곳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2100억원으로 작년 대비 7.8% 감소했다. 200억원이 넘는 순익을 내던 캄보디아우리은행이 지난해 147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한 영향이 컸다. 중국우리은행에서도 순익이 40%가량 감소했는데, 현지 경기침체로 따른 연체증가로 이들 법인에서 대손비용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러시아우리은행의 경우 당기순익이 80억원에서 304억원으로 급증했는데, 전쟁 여파로 제한적 영업이 이뤄지는 중 보유 예수금을 운영하면서 순익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로 은행들의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은행 간 실적 경쟁에서 해외 부문의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한은행이 현지 지점 확대 등 질적 성장을 통한 리딩뱅크 수성에 나선 가운데, 이를 뒤쫓는 우리·하나은행은 순익 규모 확대를 목표로 글로벌 신시장 개척과 현지 맞춤형 상품 출시 등 적극적인 영업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앞서 올해를 KB뱅크의 흑자 전환의 해로 설정했다. KB뱅크의 실적 개선에 은행 역량을 집중해 해외 순익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1분기 예정된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을 모멘텀으로 활용해 수익성이 높은 리테일 시장 공략으로 흑자 전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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