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 등 우방을 향해 방위비 확대 압박을 가하자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자발적으로 국방예산을 GDP(국내총생산) 대비 3% 이상 증액할 것이라고 밝혔다.
clip20250321183902
0
중국 대륙을 마주 보는 진먼다오(金門島)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대만의 포병 부대. 대만 정부는 미국의 요구로 국방 예산을 GDP 대비 3배 이상으로 증액할 계획으로 있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21일 전언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전날 수도 타이베이(臺北)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 "현재 대만 국방예산은 GDP 대비 2.5%에 이르고 있다"면서 "우선 특별예산을 편성해 국방예산을 GDP의 3% 이상 목표에 이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국방 개혁을 추진해 자체 방어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한 후 "미국 등 민주 국가와 협력도 강화해 지역 안정과 번영을 공동으로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라이 총통의 국방예산 증액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는 크게 못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 대만이 미국에 '보호비(Protection fees)'를 내야 한다면서 국방비를 GDP의 10%까지 늘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대만의 주미 대사 격인 위다레이(兪大雷) 주미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TECRO) 대표는 지난 19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의 방위에만 의지하는 '무임승차'는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대만이 미국과 적극적 협력을 통해 국방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국방예산 증액 요구에 대해 "우라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대만의 일부 언론은 국방부가 입법원(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대만군이 추가 도입에 나선 미국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18문이 예정보다 1년 가량 빠른 2026년 경에 인도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이마스는 대구경 다연장 로켓 MLRS를 경량화한 다연장 로켓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