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없는 유령 도시 속출
베이징 대체할 슝안신구도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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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2021년 하반기에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무려 2조4000억 위안(元·484조8000억 원)으로까지 늘어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한 채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부동산 산업에 잔뜩 낀 거품의 붕괴로 인한 부작용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과 완커(萬科) 등의 공룡 업체들까지 헝다와 비슷한 처지에 직면하면서 중국의 부동산 산업은 완전히 재앙 상태에 진입하고 말았다. 현재는 중국 경제 전체를 위험으로 몰고갈 우려마저 불러오고 있다. 베이징의 부동산 업자인 친민얼(秦敏爾) 씨가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 부동산 산업 전반에 낀 거품이 이처럼 엄청난 줄 몰랐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전체 경제도 망가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면서 우려하는 것은 공연한 호들갑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
상황이 진짜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전국에 텅텅 비이 있는 집이 최소 6000만 채, 최대 1억5000만 채에 이른다는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여기에 공사가 중단된 건물을 의미하는 란웨이러우(爛尾樓)와 주민이 거의 없는 유령 도시들의 존재까지 더할 경우 현실은 더욱 참담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구이청(鬼城)으로도 불리는 유령 도시들의 문제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심각하다고 해야 한다.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오르도스(鄂爾多斯)시 캉바스(康巴什)구의 케이스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당초에는 30만 명을 수용할 신도시 개념으로 건설됐으나 주민은 채 10%도 되지 않는다.
이외에 톈진(天津)의 위자푸(于家堡)금융구, 베이징을 대체할 새 수도로 건설되고 있는 허베이(河北)성의 슝안(雄安)신구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텅텅 비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시간이 가도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산업에 잔뜩 낀 거품의 붕괴가 중국의 전체 경제까지 망가지게 할 만큼 엄청난 폭탄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단언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