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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2심에 쏠린 정치권… 유죄땐 ‘1극체제 붕괴·분당’ 조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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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솔 기자

승인 : 2025. 03. 25. 17:57

정치적 입지 분수령… 조기대선 차질
1심 유지 땐 434억 추징금에 재정 위기
윤상현 "李대표가 쌓은 성 버려야 산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경복궁 인근 민주당 천막당사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어야 하는 101가지 이유 백서를 박정 의원에게 전달하고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백혜련 의원, 박 원내대표, 박정·김영호 의원. /박성일 기자 rnopark99@naver.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선고를 눈앞에 두고 '윤 대통령 파면 후 조기대선'이라는 민주당의 계획이 어긋나면서 오히려 비명(비이재명)계 중심으로 '이재명 일극체제' 붕괴와 분당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대표의 선거법 2심 선고가 있는 26일은 야권 대선 유력주자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항소심 절대무죄'를 자신하며 '플랜B'는 없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떠안고 일극체제를 밀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형사재판을 줄줄이 받고 있는 사람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이 '선당후사'가 맞느냐는 비판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항소심에서도 1심의 유죄판결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나온다. 이 경우 이 대표의 대선 출마는 불가능해지고 434억원의 추징금 때문에 민주당의 재정 위기가 예상된다. 결국 반이재명 세력에 의해 당 내부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퇴출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주호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민주당도 이 대표가 피선거권 박탈형을 받을 것임을 직감했다고 본다. 천막당사는 결국 민주당사 매각에 대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며 "선거비용 반환 사유가 발생한 정당은 선관위 고지 이후 30일 내 비용을 납부해야 한다. 당사를 헐값에 넘기지 않고서는 비용을 메울 방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 중 선거법은 '가장 가벼운 사건'이라는 점에서 불확실성 해소가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이 대표는 재판지연 꼼수로 시간을 두 배 이상 끌어냈는데, 형사·선거법 재판은 시간 끄는 것 자체가 유죄를 인정하는 꼴이나 다름없다"며 "선거법이 큰 관심을 끌고 있으나 이 대표 8개 사건 총 12개 혐의 5개 재판 중 가장 가벼운 사건의 2심을 앞두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전 대표는 "유죄 확정 더 무거운 양형이 불가피한 7개 사건 재판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정상적 정치라면 대선 불출마 선언이 당연하고 상식적인데 민주당은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며 "집단 최면인가. 집단 망상인가. 아니면 집단 광기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민주당 일극체제에 균열이 생기면서 야권잠룡도 고개를 들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과거 이 대표가 본인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를 두고 비명계·검찰이 내통했다고 한 발언을 두고 "옛날 같으면 프락치 짓을 했다는 이야기인데 말이 안 된다"며 "엄청난 모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일침했다.

'민주당의 섣부른 탄핵'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이런 지적은 정말 뼈아프다. 국민들이 당에 주시는 힘을 제대로 절제해서 행사하지 못했다"며 "국민들이 원내 다수당에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데 그 부분을 제대로 못 해 질책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선출마에 대해선 "탄핵인용 여부가 확정되고 혼란이 수습되고 정치입장이 분명해지면 밝히겠다"며 말을 흐렸다.

한편 민주당의 천막 당사는 항소심 판결을 불복하고 비명계 세력을 억누르기 위한 선제적 행동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농의 트랙터 시위, 민노총의 총파업 모두 이 대표의 항소심을 전후해 계획한 것"이라며 민주당의 일극체제를 정면 비판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은 이재명 일극체제 아래 집단최면에 빠져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로지 이재명 안위만을 생각하며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여왕벌을 보호하기 위해 뭐든 무차별적으로 습격하는 벌떼를 연상하게 한다"며 "그러나 일극체제는 수명을 다했다. 26일 이재명 재판이 유죄로 확정되면 이재명이 쌓은 성은 무너진다. 민주당은 버려야 살 수 있다"고 일침했다.
이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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