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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월배당… 미래에셋 ‘킬러ETF’로 200조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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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 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4. 27. 17:43

국내 첫 美초단기국채 ETF 29일 상장
블랙록 'SGOV ETF' 동일 지수 추종
만기 3개월 이하… 변동성 대응 효과
실시간 원화 거래·낮은 수수료 장점
김진하 전무 "4% 초반 이자율 매력"
200조 규모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움직임이 돋보인다. 회사는 국내 최초로 미국 초단기채(SGOV)와 동일한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함으로써 시장 점유율(MS) 확대에 나선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iShares SGOV' ETF와 동일한 기초지수를 추종하며 ICE 지수에 대해 독점 사용권을 얻게 된 덕분이다. 업계에선 박현주 회장이 앞서 주문했던 '킬러 상품'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기존 시장에 없던 상품을 내놓음으로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초단기채 열풍과 함께 이번에 내놓는 ETF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을뿐더러 월별로 이자 수익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과 유동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 될 것으로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단기적 성과에 그칠 뿐 흥행이 장기화될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국가들이 금리인하에 돌입했고, 시간이 갈수록 시장 변동성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하 미래에셋자산운용 Global Fixed Income 운용본부 전무는 오는 29일 TIGER 미국 초단기(3개월 이하) 국채 ETF를 상장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블랙록의 'iShares SGOV' ETF와 동일한 기초지수를 추종한다. 미국 초단기 국채만으로 구성돼 있으며, 단기간 투자하더라도 이자 수익이 발생하는 월 분배형 상품이다. SGOV와 달리 원화로 장중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고, 거래 비용이 낮다는 게 주요 차별점이다.

김진하 전무는 "K-SGOV의 핵심 투자 포인트는 최고 수준의 안정성과 유동성을 바탕으로 현재 시장 금리에 준하는 합리적인 이자 수익을 얻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K-SGOV는 회사 내 채권 ETF 운용과 채권 운용 부서 간의 협업으로 만들어졌으며, 김 전무는 해당 부서들의 조직장을 맡고 있다.  

이번 상품은 만기 3개월 이하의 미국 초단기 국채를 추종하므로, 지금처럼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하다. 초단기 국채는 듀레이션 리스크(금리 변동 위험)가 낮아 금리 등락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적다는 특성을 가진다. 

또 단기간 투자하더라도 이자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인 만큼, 투자자들 입장에선 현금 흐름까지 확보할 수 있다. 현재 미국 초단기(3개월 이하) 국채 수익률은 4.3% 수준이다. 즉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상품 매도 후 대기자금을 K-SGOV에 옮겨 놓을 경우, 이자 수익이 발생해 자산을 유동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전무는 "미국 초단기 국채에 100% 투자한다는 점에서 신용이나 듀레이션 리스크가 거의 없고, 무엇보다 1금융권 수시입출금 상품에서 얻을 수 있는 이자가 낮기 때문에 4% 초반 정도의 이자율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단기 투자 목적 자금, 투자 대기자금 등을 안전하고 유동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좋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이번 상품을 두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킬러 상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ETF 주요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기존에 없던 시장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상품을 만들라"고 주문한 바 있는데, K-SGOV 역시 같은 맥락에서 파생된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회사가 K-SGOV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된 건 ICE와 지수 독점 사용권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회사는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지수 사업권을 따오는 방식으로 '킬러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지난해 회사와 나스닥이 공동 개발했던 에이삭스(ASOX)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K-SGOV의 상품성이 시장에서 장기간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과거 대비 여전히 금리가 높은 수준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금리인하기에 접어든 상황이고,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부터 촉발된 변동성 장세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전무는 "초단기채에 대한 수요 증가는 단순히 트럼프 당선 이후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추세"라며 "절대금리가 높아지는 과정에서 개인들은 4~5% 수준의 금리를 제쳐두고 다른 자산에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됐고, 최근 더 인기가 많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서영 기자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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