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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정권 바뀌어도 밸류업은 지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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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5. 05. 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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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입니다. 대선 이후에도 밸류업이 지속될 수 있을까요?"

대통령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모습입니다. 최근 주요 대통령 후보들이 '경제강국', '중산층 자산증식' 등을 제시하며 경제 성장 공약을 내놓았는데요. 대선 주자들의 경제 성장 공약에 있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이 때문에 대선 때마다 '코스피 3000·5000시대' 공약이 나오는 것이죠. 단 한 차례도 달성하진 못했지만, 그만큼 한국 경제 성장에 있어서 코스피 상승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은 공언한 셈입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간담회를 하면서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코스피 지수가 2600선인 점을 감안하면 약 2배는 올라야 가능한 수준입니다.

한국거래소도 작년부터 상장 기업들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간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진데다가 단기적인 효과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도 밸류업의 효과는 상당하다는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입니다.

밸류업 추진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밸류업을 공시한 기업들은 100곳이 넘습니다. 밸류업 공시 기업들 주가도 평균 3.2% 이상 상승했고, 자사주 매입 규모도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한 해만 상장기업들의 현금배당액은 46조원에 육박합니다. 아직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밸류업을 공시한 기업도, 아직 공시하지 않은 기업도 제대로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한 코스닥 기업을 만난 거래소 관계자는 "처음 밸류업 공시를 한 금융그룹이 너무 모범적으로 잘해서(?) 부담이 크다고 했다"며 "사실 밸류업 취지는 주주환원이나 배당이 목적이 아닌, 먼저 기업의 성장을 이룬 후 그 성장이 주가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업종별로 이익실현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으로 '밸류업=배당'이라고 오해해선 안된다는 얘깁니다. 이제부터 이익 실현에 나서 주주환원 여력이 생긴 기업도 있는 반면, 당장 투자를 해서 이익 기반부터 마련해야 하는 기업도 있겠죠. 이같은 걱정을 하게 된 가장 큰 까닭은 지금 당장 밸류업을 해야한다는 조급함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 특성상, 단기적인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들도 조급함때문에 여력이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밸류업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거래소가 걱정하는 부분도 여기에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당장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간 추진해온 밸류업 대신 또 다른 '제2의 밸류업(가칭)'이 나올 것이라는우려입니다. 주식시장 활성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의 정책을 그대로 이어가지 않았던 점도 작용했겠죠.

기업이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기 위해선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합니다만, 가장 큰 부분은 제도의 '지속성'이지 않을까요. 한 증권사 관계자도 "밸류업 프로그램이 한 정권의 산물로 치부되서는 안된다"고 밝힌 만큼, 대선 이후에도 밸류업을 지속성있게 이어간다면 대외적으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입니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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