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종전 3국 정상회의 무산
미 루비오 국무장관·위트코프 특사 등 러-우크라 평화협상 중재
평화협상, 2022년 3월 협상 때 우크라 제안 기초자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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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의 불참을 이유로 15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이 열리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가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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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14일 미국 관리를 인용해 푸틴이 자신이 포함되지 않은 러시아 협상단 명단을 발표한 후 트럼프 대통령이 튀르키예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전날 푸틴이 참석할 경우에만 자신도 이스탄불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푸틴은 이날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협상이 열리는 이스탄불에 파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크렘린궁이 홈페이지를 통해 전했다. 대표단에는 미하일 갈루진 외무부 차관·알렉산드르 포민 국방부 차관·이고리 코스튜코프 러시아군 총정찰국(GRU) 국장 등이 포함됐다.
메딘스키 보좌관과 포민 차관은 러시아의 침략 전쟁 발발 한달여 후인 2022년 3월 29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평화 협상에도 참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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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스탄불 평화 협상은 푸틴이 지난 11일 제안한 것이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곧바로 푸틴의 참석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 참석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3국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취임 후 첫 외국 방문으로 중동 순방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첫 방문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카타르로 이동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그(푸틴)가 참석할지 모르겠다. 그가 나의 참석을 원했고,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내가 그곳에 가지 않으면 그가 그곳에 올지는 알 수 없다.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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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가능성이 작았던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의 참석은 무산됐지만, 미국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키스 켈로그 특사를 이스탄불로 파견해 양국 간 종전 협상을 중재한다.
루비오 장관은 비공식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서방 동맹국들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및 방위비 증액 문제를 논의하기 튀르키예 안탈리아에 14일 도착해 안드리 시비아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루비오 장관은 15일까지 나토 일정을 소화한 후 16일 이스탄불로 이동해 위트코프 특사 등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협상 중재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15일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협상이 진행되고, 16일에는 미국 대표단도 합류해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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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평화 협상에서의 논의에는 2022년 3월 이스탄불 협상 때 우크라이나의 제안이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상황에 관해 향후 15년간 협의하고,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하고 독립 공화국을 선포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문제에 관해 푸틴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논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협상단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과 외국 군사기지 또는 군대 주둔을 허용하지 않는 약속의 대가로 이스라엘·튀르키예·프랑스 등이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을 보증할 것으로 제안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전한 바 있다.
메딘스키 보좌관도 당시 회담 뒤 별도 회견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중립적이고 비(非)동맹직인 지위와 비핵보유국 지위 추구를 확인하는 문서로 된 제안을 받았다"며 "이 제안에는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대량살상무기(WMD) 생산 및 배치 거부와 우크라이나 내 외국 군사기지와 외국 군대 배치 금지 등도 포함돼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자신의 영토에서 (안보) 보증국들의 동의 없이 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제안은 또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재탈환 노력 배제와 돈바스 지역 친러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적 안전보장 대상 지역 포함 제외,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포기 시사 등의 내용도 포함했다고 메딘스키 보좌관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