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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우는 14일 서울 GS타워 오픈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안무 기법 '코바'(Kova)에 대해 "인간 또는 예술가들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하고 기괴한 존재인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핀란드어로 '단단한'이라는 뜻을 가진 코바는 모라우와 그의 무용단 '라 베로날'이 수년간 연구해온 움직임 기법이다.
모라우는 "발레가 몸을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테크닉이라면, 코바는 거기에 반대되는 메소드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덜 인간적으로 보이는 방법론을 통해 기괴하고 이상한 형태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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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우는 "서로 바라보지 않고 개개인이 고립돼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인간이 고립되고 있는 운명을 일부 인정하는 과정도 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이나 청소년들, 무용을 처음 접한 관객, 현대무용을 좋아하는 관객 등 모두가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함께 선보이는 '죽음의 무도: 내일은 물음이다'는 유럽의 전통춤 '토텐탄츠'(Totentanz)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라 베로날의 최신작이다. GS아트센터 로비에서 회당 100명만을 위한 장소 특정적 공연으로 펼쳐진다.
모라우는 "유럽은 지금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이민자가 추방을 겪는 등 사회적으로 소용돌이 속에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죽음이 사회와 인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들여다보는 작업"이라고 했다. 그는 GS아트센터 공간만의 특성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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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우는 "스페인은 아름다운 태양과 파티, 음악으로도 알려졌지만, 한편으로는 불가사의함이 가득한 곳"이라며 "다양한 장르에서 삶의 어두운 면모를 얘기하는, 또는 어둠에 대한 강박을 가진 작품들이 많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40년간 독재정치를 겪었고 할아버지 세대는 교육 시스템 안에서 억압받아왔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마주할지, 어떻게 대항할지가 작품에서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파시오나리아'는 16∼18일, '죽음의 무도'는 17∼18일 GS아트센터에서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