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앞둔 중앙은행 고민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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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가디언 등 주요 언론은 13일(현지시간) 올해 총 4차례로 예상되는 금리 인하가 또 다른 부동산 구매 열풍을 촉발하면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재집권에 성공한 노동당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만을 위해 8년에 걸쳐 10만 채의 주택을 건설하고, 값비싼 보험료를 내지 않고 5%의 보증금만으로도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전문가들은 이 정책들이 장기적으로 공급을 늘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가격도 상승시킬 것이라며 "특히 생애 첫 번째 주택 구매자에 대한 지원 확대가 부동산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 조짐이 보이자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두고 있다. 지난달 기준 주거용 부동산 매물은 전월 대비 3.6% 감소한 약 24만2000채에 그쳤다.
경매 낙찰률은 지난달 중순 60%에서 선거 다음 주에 70%로 상승했다. 경매 낙찰률이 70% 이상이면 일반적으로 판매자가 시장을 통제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이 화이트의 네리다 코니스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매수 열풍이 노동당의 승리에 기인했다고 봤다.
또 금리 인하가 예상됨에 따라 2025년에 남은 기간 동안 주택 가격이 임금보다 더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일부에서는 정부의 구매자 지원 계획이 2026년에도 부동산 가격을 계속 상승시킬 수 있다고 예측했다.
경제학자들은 금리 인하와 정기적인 봄철 판매 급증에 힘입어 2025년 전국 가격이 최소 3%에서 잠재적으로 1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조적 문제로 주택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주택 공급량이 건설 자재 가격 급등과 인력 부족으로 줄고 있다.
최근 발표된 건축 승인 수치에 따르면 올해 3월에 약 1만5000채의 신규 주택이 착공됐지만, 이는 4년 전 코로나19확산 이후 경기부양책이 주도했던 건설 붐과 비교해 약 50% 낮은 수치며, 2010년 3월에 승인된 수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글로벌 성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금리 인하가 이미 과열된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앙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 이사회는 이달 20일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올해 11월까지 3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로 시드니와 멜버른의 주택 가격은 0.6% 상승해 지난해 말에 기록된 가격 하락을 상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