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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승록 “베드타운서 꿀잼도시로 탈바꿈한 노원 살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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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 박아람 기자

승인 : 2025. 06. 09. 11:09

"서울시 첫 자연휴양림 등 생활 인프라 잇따라
청소년 레포츠·커피축제 등 새 콘텐츠로 승부
디지털바이오시티 조성, 지역 일자리 만들어
구청장 직접 뛰니 기업들도 노원 투자에 관심"
오승록 노원구청장 인터뷰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노원구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서울 동북부 끝자락, 베드타운 이미지가 짙던 노원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4호선 불암산역에서 불과 2km 거리에 서울 최초의 자연휴양림이 들어서는가 하면, 전국에서 가장 큰 청소년 실내 이색 레포츠 체험시설도 한창 조성 중이다. 몇년새 서울에서 최초로 맥주와 커피를 문화 축제로 풀어내기도 했다. 도심 속 자연과 문화, 여가를 아우르는 새로운 모델로 도시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오승록 노원구청장을 만났다.

오 구청장은 지난달 28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7년 전만 해도 노원은 평일엔 도심으로 출퇴근하고, 주말엔 지역을 벗어나 쉬는 도시였다"며 "교육 외엔 노원만의 뚜렷한 색깔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오 구청장 재임기간 동안 노원은 연중 끊이지 않는 축제로 젊은 층 유입에 성공했다. 봄에는 철쭉축제와 경춘선 공릉숲길 커피축제,수제맥주축제, 가을에는 '댄싱 노원' 춤축제가 열린다. 이어 당현천 미디어쇼와 달빛 산책 축제가 이어진다.

특히 서울에서 처음으로 커피와 맥주를 주제로 한 축제들은 2030세대의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오 구청장은 "수제맥주축제를 3년 전 처음 개최했는데 대박이 났다"며 "어마어마하게 많은 젊은이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수제맥주축제의 경우 공릉동에 위치한 1세대 브루어리 업체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전국 양조장들을 모두 불러들여 개최한 이 축제는 부산, 대구, 인천 등 지방에서는 많이 열렸지만 서울에서는 노원이 처음이었다.

오 구청장과 직원들은 처음엔 생각보다 폭발적인 반응에 놀랐지만 참신한 아이디어와 실행력만 뒷받침 된다면 젊은 세대는 얼마든지 반응 할거라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커피와 수제맥주를 소재로 한 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행사를 넘어, 공원과 거리, 자연과 음악을 잇는 노원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오 구청장은 "문화도시, 꿀잼도시를 실감한다는 시민의 반응을 보며 지금까지 해 온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 이들 축제에서 노원의 저력을 확인해 보면 좋겠다"고 했다.

댄싱 노원은 힙합 안무가 핍핀 현준을 총감독으로 기용해 화제를 모았다. 오 구청장은 "노원을 더 다이나믹하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댄싱 노원'으로 이름 지었다"고 설명했다. 달빛산책 축제에서는 유명 작가들의 미디어아트를 야외에서 즐길 수 있어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인터뷰2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노원구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특히 오 구청장은 자연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그는 "노원구에는 산이 4개, 하천이 4개나 있다"며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자산이니, 결국 그걸 잘 살리는 게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암산·수락산·초안산·영축산 4개 산을 중심으로 힐링타운을 조성하고, 동네 곳곳의 노후한 공원과 훼손된 산림을 복원해 정원으로 만들었다.

이 전략의 완성형이 다음 달 17일 개장하는 서울 최초 자연휴양림 '수락 휴(休)'다. 수락산 동막골에 조성된 수락휴는 지상 10~14m 높이 트리하우스 숙박시설을 갖췄다. 오 구청장은 "이렇게 높은 곳에서 잠을 잔다는 게 생각보다 기술적으로 쉽지 않았다"며 "국내에 트리하우스 체험 시설은 일부 있지만, 숙박까지 가능한 곳은 수락휴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객실은 호텔급 수준으로 꾸미고, 누워서 하늘의 별을 볼 수 있도록 창을 냈다. TV와 바비큐 대신 LP 턴테이블을 두고 레스토랑을 설치한 것도 온전한 휴식을 위한 과감한 결단이었다.

연말에는 전국 최대 청소년 실내 레포츠 체험시설 '점프'도 문을 연다. 이곳에서 암벽타기, 트램펄린, 집라인, 인도어 카트라이더 등을 날씨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다. 노원기차마을 이탈리아관은 기존 스위스관의 2배 규모로 조성돼 피사의 사탑, 피렌체 두오모, 콜로세움 등 이탈리아 명소를 연결하는 기차 운행을 정교하게 재현할 예정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인터뷰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지난달 28일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 조성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오 구청장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 부지 25만㎡에 조성될 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에는 연구중심병원, 바이오 기업, 연구소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오 구청장은 "일자리 단지가 없어 아쉬워하는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출퇴근하지 않고 노원에 살 수 있기를 바랐다"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는 "처음에는 진짜 맨땅에 헤딩이었다"며 "코엑스 바이오박람회에 직접 가서 기업 대표들 부스를 찾아다니며 명함을 주고 구청장이라고 인사했다. 그때 인사했던 사람이 나중에 개별적으로 찾아오더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 셀트리온 등 국내 대형 바이오 기업들과도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그는 "구청 공무원이 가면 '구청 공무원이 왔나 보다'라고 생각하지만, 구청장이 직접 가면 사람들이 느끼는 게 다른 것 같다"며 톱세일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오는 16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 '바이오USA'에 직접 참석한다. 그는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발품을 계속 팔겠다"며 적극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주민들이 '내가 낸 세금을 이렇게만 쓴다면 기꺼이 내겠다'고 치켜세워줬을 때 가장 뿌듯했다. 임기 마지막 날까지 마음 다잡고 구민의 일상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박지숙 기자
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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