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공고 前 '물 밑 경쟁' 치열…수주 전략 '수립 中'
GS·현대, 세계적 거장과 협업…HDC현산 ‘디벨로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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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변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성동구 성수1지구 시공권을 향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세 곳이 최근 나란히 시공사 참여 의향을 조합 측에 전하며 치열한 '불꽃 수주전'을 예고하고 있다.
성수1지구는 총 4개 구역으로 나누어진 성수전략정비구역 중 뛰어난 입지·넓은 면적으로 사업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지구 수주를 통해 다른 성수 지구 추가 수주와 함께, 한강 이남 압구정 재건축 단지 시공권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세 곳 건설사 외 다른 건설사 추가 입찰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GS건설·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 측에 공문을 보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조합이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10곳 건설사들에 시공사 참여 의향을 문의한 결과, 세 곳 건설사가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앞서 이곳 조합은 지난 4월 말 조합원 총회를 열어 주동 최고 층수를 65층 내외로 하는 설계안을 확정한 바 있다. 그간 사업성을 고려했을 때 경제적으로 평가받는 45층과 50층 이상의 최고층 설계안을 둔 조합원 간 이견이 있었지만, 이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재개발 닻을 올렸다.
조합은 이르면 7~8월 늦어도 3분기 내로는 시공사 대상 입찰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성수1지구 조합 관계자는 "입찰 공고 전 최근 대형 건설사를 대상으로 입찰 의향을 문의한 결과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여 의사를 보내왔다"며 "건설사들이 제시한 조건을 바탕으로 최적의 시공사를 선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건설·GS건설·HDC현대산업개발은 성수1지구 재개발 수주를 위해 벌써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한 상황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갖추고 있는 현대건설은 조합원들이 원하는 최상의 상품과 사업 조건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한강변과 맞닿아 있는 성수정비구역 전체 대지면적 53만399㎡ 중 1지구가 19만4398㎡에 달하는 면적을 갖추고 있는 만큼 △한강조망 △문화 △휴식을 주제로 한 맞춤형 사업에 나선다는 각오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성수1지구 수주를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한 데 이어 현재 세계적 건축 디자인 회사와 협업도 준비 중"이라며 "한강 조망을 극대화한 차별화된 설계를 적용해 조합원들에게 최상의 상품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GS건설도 이 같은 성수1지구의 입지적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시공사 선정 절차가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이미 세계적인 건축가와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 거장이며 건축계의 노벨상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와 협업을 확정했다.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성동구 크래프톤 신사옥 등을 디자인하는 등 성수1지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손을 맞잡았다는 분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단순히 아파트 건립에 그치는 재개발이 아닌 조합의 수입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디벨로퍼 역량'을 성수1지구에 집약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도시의 문맥을 고려한 기획을 바탕으로 주거·상업·문화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을 성수1지구에 도입할 것"이라며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거명작을 짓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세 곳 건설사 외 추가로 성수1지구 재개발 수주전에 뛰어들 건설사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높은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사업지가 많지 않은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얻을 수 있는 홍보효과가 적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아직 조합 측에 입찰 의향을 전하지는 않았지만, 삼성물산 건설부문 또한 관심을 갖고 입찰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성수가 새로운 서울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고 있고, 이 중 사업성이 가장 우수한 1지구를 수주할 경우 해당 건설사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최근 조합들도 공사비 급등 상황을 이해하고 있어, 대형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최적의 사업지라고 판단할 경우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