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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유령 배회하는 홍콩, 실시 5년에 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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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6. 29. 13:44

원래는 일국양제 천명
그러나 국가보안법 실시로 살벌
유력 인사 속속 체포, 절반 유죄
자기 검열해야 하는 것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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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체를 공개적으로 밝힌 사회민주연선의 플래카드. 20여 년의 역사도 국가보안법 앞에서는 무력하기 이를 데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다음달 1일 중국에 주권이 반환된지 28년을 맞는 홍콩에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라는 유령이 그야말로 배회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름만 들어도 끔찍한 법의 존재가 시행 5주년인 30일을 전후해서도 여전히 홍콩인들을 심적으로 옥죄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마디로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단언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중화권 문제에 정통한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29일 전언에 따르면 금세기 전후까지만 해도 홍콩의 현재 모습은 사실 상상도 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1997년 7월 1일 주권을 영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중국이 향후 50년 동안 이른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보장하겠다고 큰 소리쳤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이후 분위기가 이상하게 변해갔다. 중국의 홍콩에 대한 정치적 간섭이 노골화되면서 홍콩인들의 반발 역시 거세지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2014년에는 대규모 반중 시위인 우산 혁명이 발발,중국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어 2019년 이른바 범죄인 인도법(홍콩의 범죄 용의자를 범죄인 인도 협정을 체결한 국가에 신병을 넘길 수 있게 하는 법안) 반대 시위까지 터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살벌해졌다.

이때의 시위가 중국이 그동안 만지작거리던 홍콩보안법의 입법에 본격 나서는 계기로 작용한 것은 크게 이상할 것도 없었다. 결국 2020년 6월 30일 수많은 홍콩인들의 반대에도 불구, 도입이 됐다. 지난해 3월에는 법이 더욱 강화되면서 구체화되기까지 했다. 내용은 진짜 간단치 않다.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비롯한 안보 관련 39개 죄목과 구체적인 처벌 수위까지 정해놓고 있다.

예컨대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간첩 행위를 할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각오해야 한다. 또 외부 세력과 공모하면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다. 법에 저촉돼 체포된 이들의 수도 예사롭지 않다. 올해 6월 중순 기준으로 무려 332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중 57%인 189명은 기소됐다. 또 165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앞으로도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 확실하다. 중국 중앙 정부 국가안전부의 블랙요원들 수백여명이 홍콩에서 활동하고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이 정도 되면 홍콩인들은 거의 대부분 자가 검열을 해야 한다고 단언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실제 깜짝 놀랄 만한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한때 입법원 의원 3명까지 회원으로 둔 20여 년 역사의 반중 단체 사회민주연선이 최근 자발적으로 해체한 사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전체 회원 거의 대부분의 찬성으로 해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기야 서슬 퍼런 홍콩보안법의 존재 앞에서는 용 빼는 재주가 없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국가보안법이라는 유령이 홍콩을 배회하고 있다는 단정은 누가 뭐래도 진실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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