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취재후일담] 한화오션, 꾸준한 수주 성과에도 조용한 속내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09010005354

글자크기

닫기

김한슬 기자

승인 : 2025. 07. 09. 16:03

미국발 MRO 수주 연내 5~6척 예정
사업 초기 단계…美현지 진출 집중
하반기 KDDX 수주에 자원 투입 전망
사진1 - 2025-07-09T132847.534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함정 두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USNS YUKON'함. /한화오션
한화오션의 미국발 수주 소식이 연일 들려옵니다. 지난해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해군으로부터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따내더니, 올해도 이와 비슷한 성과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회사는 대대적인 발표에 나서지 않고 비교적 차분한 모습인데요. 때론 경쟁사와 치열한 공방전은 물론이고, 매번 적극적인 홍보를 내세웠던 기업이니만큼 상대적으로 조용해진 그 배경이 궁금해집니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미 해군 7함대 소속 보급함 '찰스드루함'의 MRO 사업을 따냈고 하반기에도 약 4~5척의 추가 수주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회사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데요. 지난해 미국 해군과 첫 MRO 사업을 체결할 때만 해도 엄청나 보였던 성과가 이제는 일상적으로 해오는 여느 선박 공급 계약처럼 자연스럽게 하나의 사업부문이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수주 성과가 축포를 터뜨리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국내 조선사들의 미국발 MRO 수주는 이제 막 초기 단계고,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동남아시아 조선소들이 대규모 MRO 사업을 가져가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조선사들은 평소 대규모 수주 건이 아니고선 크게 소식을 알리지 않습니다. 배를 만들고 수리하는 것이 본업이자 조선사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글로벌 시장 강자인 국내 조선사들답게 조단위의 수주 성과도 꽤 있어, 수천억원 규모의 수주에 대해선 업계나 기자들이 다소 심드렁해 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펼쳐집니다.

회사는 당장의 성과보단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미국 현지 거점 마련에 여념이 없습니다. MRO는 물론, 현지에서 선박 건조가 가능하게끔 인프라 마련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해 당장 하반기 한화오션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수주입니다. 사업 수익성을 떠나 HD현대와 이름을 건 경쟁인 만큼 업계도 회사도 이곳에 자원을 집중할 것입니다.

지금의 한화오션을 보고 있자면 혹독한 겨울을 겪었던 대우조선해양의 모습은 잊혀진 지 오래입니다. 한화그룹으로 인수된 후 지난 2년간 새로운 도전과 성장의 역사를 써내려 갔고 직원들의 자부심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내부에선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지 말고 더 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된다고 합니다.

한때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던 단어 중 '힘숨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강한 힘을 갖고 있지만 숨기고 있는 주인공'이라는 뜻이죠.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부쩍 성장한 한화오션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최근의 잠잠한 모습은 이러한 단어를 연상케 하는데요. 앞으로는 어떤 결정적인 순간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선보일 지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김한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