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관리 부실… 입시공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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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찰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안동에선 전직 기간제 교사와 학부모가 공모해 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돌리려다 경비 시스템에 적발됐다. 이들은 현재 구속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을 도운 행정실 직원도 구속됐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부모의 자녀는 지난 4일 학교가 실시한 기말고사 수학 영역 평가에서 평소와 달리 40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항상 만점을 받던 학생인데 40점이 나와서 첫날 시험지는 유출이 안 됐다고 봤다"면서 "전직 기간제 교사가 1학년 때 담임을 맡았고, 이 학생은 1학년 때부터 줄곧 전교 1등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평소엔 대부분 만점을 받거나 실수로 1개 정도 틀리는 학생인데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학교 학부모들은 "그동안 받은 전교 1등 성적이 전부 가짜였던 것 아니냐"며 "밤새우며 열심히 공부한 내 딸은 뭐가 되느냐"고 분노하고 있다.
빼돌린 시험지로 시험을 봐왔던 A양도 경찰에 입건돼 조사받고 있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시험지가 똑같아)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지만 훔쳐 온 것인지는 몰랐다"고 진술했다.학교 측은 지난 14일 학업 성적 관리위원회를 열고 A양이 응시한 지난 성적을 모두 0점처리하고 퇴학 조치를 내렸다.
울진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시험지 유출 시도 정황이 확인됐다. 지난 4월 23일 오전 1시께 고3 재학생은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시험지를 훔치려고 했지만, 사설 경비 시스템이 작동하며 실피했다. 도주하는 모습이 담긴 CCTV를 확인한 경찰은 사흘 뒤 이 학생을 붙잡았다.
시험지 유출 시도를 인정한 학생에 대해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 대신 '건조물 침입' 혐의만 적용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 해당 학생은 퇴학이 아닌 자퇴로 처리돼 다른 학생의 내신 성적 평가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문제가 된 학생의 전체 성적을 종합적으로 보면 2학년 때 성적이 일부 오르긴 했으나 안 좋은 과목도 있었다"며 "안동(사례)처럼 지속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