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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 AI 칩 사용 제한에 엔비디아 “원격 조작·백도어 없다”...‘반도체 전쟁’ 저자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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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8. 13. 15:25

블룸버그 "중국 당국, 기업에 엔비디아 H20 칩 사용 제한...원격 조작·백도어 의심"
'반도체 전쟁' 저자 "AI 칩의 데이터 제공 '원격 측정', 칩 위치 가능"
"원격 조작·백도어, 암호화 해제 도메인서 많은 증거"
엔비디아
젠슨 황(중국명 황런쉰·黃仁勳)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월 19일 대만 타이베이(臺北)의 국립대만대학에서 행한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5'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
중국 당국이 보안 문제를 제기하면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H20 칩 사용을 제한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자국 기업들에 내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특히 국영기업이나 민간기업이 정부 및 국가안전보장 관련 업무에 H20 칩을 사용하지 말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 블룸버그 "중국 당국, 기업에 엔비디아 AI 반도체 H20 칩 사용 제한 요구...원격 조작·백도어 의심"
엔비디아 "존재하지 않고, 존재해서도 안 돼"

중국 당국은 또 중국 주요 인터넷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바이트댄스(쯔제탸오둥<字節跳動>·틱톡 모회사) 등을 소환해 H20 칩 구매에 관한 이유를 설명하고, 정보 위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명의 인사를 인용해 전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과 다른 기관들도 최근 수주 동안 바이두(百度)와 소규모 기술 기업들과 회의를 가졌다고 로이터는 알렸다. 중국 관리들은 국내 공급업체들로부터 구매할 수 있는데, 굳이 엔비디아 칩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기업들에 물었다.

앞서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달 31일 엔비디아 담당자를 소환해 반도체의 위치 정보 추적(location verification)이나 기능을 정지키는 원격 조작 기능는(킬 스위치<kill switch>)'에 관한 설명과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 반도체
레이쥔 중국 샤오미(小米) 최고경영자(CEO)가 5월 22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진행된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3나노미터(nm·1nm=10억분의 1m) 시스템온칩(SoC) '쉬안제(玄戒·Xring)O1'을 소개하고 있다./AP·연합
이에 엔비디아 최고보안책임자 데이비드 리버는 5일 블로그에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는 '킬 스위치'나 '백도어'가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해서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백도어'는 인터넷을 통해 시스템에 침입할 수 있는 입구에 심어놓는 기법으로 이를 통해 기밀 정보를 탈취하거나 원격 조작을 통해 시스템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엔비디아 홍보 담당자는 이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에 "중국은 국내에서 충분한 반도체 공급을 확보하고 있으며 정부 업무에서 미국산에 의존한 적이 없다"며 "H20은 군용 제품도, 정부 인프라를 위한 제품도 아니다"고 밝혔다.

이러한 중국 당국의 우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H20의 대(對)중국 수출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나왔다.

이는 또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부터 화웨이(華爲) 등 중국 통신장비의 사용을 자국뿐 아니라 주요 동맹국들에게 요구하고,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운영권을 매각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이 역전된 것이기도 하다.

Chip War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가 쓴 '반도체 전쟁(Chip War)' 표지./아마존 캡처
◇ 미 의회, AI 칩·서버 밀수 단속 목적 지리 위치 정보 사용 의무화 논의
'반도체 전쟁' 저자 "AI 칩의 데이터 제공 기능 '원격 측정', 칩 위치 가능"
"킬 스위치·백도어 존재, 공개 증거 없지만, 암호화 해제 도메인서 많은 증거"

중국 당국의 우려는 미국 의회가 상무부에 대해 제한된 AI 칩이나 서버의 밀수를 단속하기 위해 지리 위치 정보(relocation) 사용을 의무화하는 칩 보안법(CSA)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단순히 편집증적인 정치 체제의 산물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고 '반도체 전쟁(Chip War)'의 저자인 크리스 밀러 미국 터프츠대 교수가 평가했다.

밀러 교수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법안을 둘러싼 논의를 통해 AI 칩이 이미 대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복잡한 칩은 원격 측정(telemetry)이라는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원격 측정'은 칩의 사용·온도·소비전력 등을 상세하게 기술하는 기능으로 엔비디아·AMD 등은 이러한 기능을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가 작업 흐름(workflow)을 최적화하고, 수리가 필요한 서버를 식별해 데이터센터 관리를 개선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논의 중인 칩 위치 확인은 이러한 기존 기능을 기반으로 한다고 밀러 교수는 설명했다.

밀러 교수는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판매한 칩에 대한 자사 지원과 소프트웨어(SW)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중국 당국이 AI 데이터센터의 미국산 서버에 대해 불안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밀러 교수는 "중국 정부가 미국 설계 칩에 고의적인 백도어가 있다고 의심해 왔고, 이에 대한 공개된 증거는 없지만, 과거 암호화가 해제된 것으로 밝혀진 명백한 설계 결합에 관한 공개된 도메인에서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동차부터 건설 도구·의료기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복잡한 장비는 성능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보고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부터 예측 유지보수까지 모든 것이 가능하다"며 "원격 접근과 반자율 조작은 기술 산업이 약속하는 생산성 향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누가 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느냐는 것이고, 전 세계로 데이터가 더 많이 흐를수록 보안 문제도 더 많이 제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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