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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건수 NC AI 실장 “독점 아닌 ‘모두의 AI’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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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5. 08. 19. 17:50

"국민 누구나 쓸 수 있는 '열린 AI'가 목표"
전문가 모델 상호 협업하는 '도메인옵스'가 핵심
'정부24' 같은 공공 시스템 모델 적용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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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김건수 NC AI 에이전틱AI 랩 실장이 '도메인옵스'개념에 대해 서명하고 있다./NC AI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 최종후보 톱5에 오른 NC AI(엔씨에이아이)는 총 54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 컨소시엄으로 주목 받고 있다. 국내 가장 실용적 AI 생태계를 설계해 가장 효율적인 소버린 AI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지난 1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만난 김건수 NC AI 에이전틱AI 랩 실장은 "우리는 기술로만 경쟁하지 않는다. 독점보다 협력, 단기 성과보다 장기 신뢰를 우선순위로 둔다"고 말했다.

NC AI는 독자 대규모언어모델(LLM) 'VARCO'를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컨소시엄 전반의 모델 설계와 통합 기술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참여기관은 기초 연구, 데이터 확보, 산업 실증 등 각 역할을 나눴다. 롯데이노베이트, 포스코DX 등도 참여해 산업별 특화 플랫폼 구축을 위해 협력 중이다.

이번 과제의 핵심은 단일 모델 성능을 넘는 '도메인옵스(DomainOps)' 개념이다. 특정 산업군에 최적화된 '전문가 모델'이 상호 협업하는 구조로, 다양한 산업군과 공공 서비스에 즉시 적용 가능한 구조를 지향한다. 김 실장은 "K-AI는 기술이 아니라 신뢰의 이름이 돼야 한다"며 "국민 누구나 쓸 수 있는 '열린 AI'가 목표"라고 밝혔다.

NC AI는 평가 발표 전까지 LLM의 일반 성능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후 산업별 특화모델로 단계적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실장은 "AI 주권은 1등 기업이 아니라 생태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건수 실장과의 일문일답.

▲컨소시엄 구성은 어떻게 설계했나.
AI는 특정 기업의 독점물이 돼선 안 된다는 철학이 출발점이었다. 54개 기관이 수직·수평적으로 협업해 기초 연구부터 산업 응용까지 전 주기를 완성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짰다. 기술력뿐 아니라 생태계 구조 자체가 평가 요소가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심사 과정에서 강조한 경쟁력은.
프롬스크래치(From Scratch)방식으로 대규모 모델을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한 실전 경험을 강조했다. 이미 공개된 모델을 변형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규모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데이터 구성, 학습 순서, 하이퍼파라미터 조정까지 실전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 점에서 NC AI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바르코(VARCO)모델 개발을 통해 설계, 학습, 파라미터 튜닝 등 현장에서 필요한 모든 노하우를 축적했다. 14년간의 기술 내재화도 강점으로 부각했다. 특히 멀티모달(텍스트·이미지·영상 등 복합 데이터 처리)이 중요한데 게임 도메인을 연구하다보니 고품질 학습데이터를 많이 구축할 수 있었다. 오랜 기간 쌓아온 3D 애니메이션, 사운드, 음성 합성(TTS) 데이터를 축적해 국내에 맞는 멀티모달 상용 모델을 내놓을 역량을 키웠다.

▲'도메인옵스' 플랫폼이란.
산업별 특화 AI를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실용 중심 플랫폼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나 오픈AI도 산업 특화 AI 모델을 제공하지만 해당 모델을 쓰려면 반드시 AWS나 오픈AI 시스템을 써야 한다. 일부 기업은 보안상 이유로 내부 서버에 AI 모델을 설치하고 싶어 하는데 도메인옵스 플랫폼을 이용하면 AI 모델을 다운받아 내부 서버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다. 롯데이노베이트, 포스코DX 등과 함께 제조, 유통, 미디어 분야에서 실증을 시작했다. 향후 국내 주력 산업 전반으로 확장 가능한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K-AI' 브랜드를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K-AI는 단순한 과업명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만든 기술이라는 정체성을 담는다. 바르코 LLM, 멀티모달 AI 등 NC AI의 대표 기술뿐 아니라 모든 참여기관이 공동으로 검증·실증을 거쳐 탄생한 기술은 앞으로 공개 소스, 산업 현장, 교육 영역, 국제 표준 등에서 'K-AI 인증' 모델로 널리 파급시킬 계획이다.

▲1차 평가까지 시간이 촉박하다. 단기 전략은.
모델 성능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애자일 기반 스프린트 방식으로 개발과 검증을 동시에 진행 중이며 참여기관들과 실시간 리소스 공유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1차는 특정 산업에 집중하기보다는 파운데이션 모델 자체의 일반적인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2차부터는 산업별 특화 모델에 본격 착수하게 될 것이다.

▲공공 서비스 적용도 고려하고 있다던데.
'정부24'처럼 국민이 자주 활용하는 공공 시스템에 우리의 모델을 적용해보고 싶다. 성능 평가보다는 '국민 체감형' 검증이 가능한 접점이기 때문이다.

▲AI가 산업과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한 생각은.
기술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불가피하게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효율이 크게 늘고 이에 따라 새로운 직업군 창출과 전환 교육 같은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

▲인재 전략은 어떤 방향인가.
해외 인재 유치도 필요하지만, 국내 인재를 발굴하고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 최근 정부과제로 생성AI인재 양성프로그램에 선정이 돼서 서강대, 카이스트, UNIST와 협업을 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인재 확보하려고 노력중이다.

▲AI에 대한 조직의 철학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말을 잘하는 AI가 아니라, 실질적인 정보력과 실행력으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AI를 지향한다. NC AI는 실험이 아닌 실용 중심의 인공지능을 지향한다. 단기성과보다 장기 신뢰, 폐쇄보다 개방, 독점보다 협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1등 산업들이 글로벌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AI 혁신을 리딩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사명감을 갖고 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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