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현대百, 日 도쿄에 K브랜드 정규매장… 해외서 기회 찾는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2.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20010009074

글자크기

닫기

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08. 19. 17:53

내달 파르코 시부야점에 1호점 오픈
5년간 핵심상권에 5개 매장 개점 추진
'더현대 글로벌' 해외유통 모델 다변화
日 교두보, 홍콩·대만으로 사업 확장
현대백화점이 다음 달 일본 도쿄 파르코 시부야점에 '더현대 글로벌' 정규 리테일숍 1호점을 오픈한다. 국내 백화점의 일본 정규 매장 진출은 처음으로, 향후 5년간 5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내수 경기 침체 장기화로 오프라인 리테일의 성장성 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대백화점이 해외 시장을 통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현대 글로벌 사업은 중소·중견 브랜드의 해외 진출 허들을 낮추면서도 체계적 성장을 지원하는 '윈-윈(win-win) 구조'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19일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19일 도쿄 파르코 시부야점 4층에 더현대 글로벌 리테일숍을 개점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5월부터 전개해 온 K브랜드 해외 진출 플랫폼 사업이 팝업스토어 중심에서 정규 매장 기반 운영으로 본격 전환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파르코 시부야점을 시작으로 일본 내 핵심 상권에 순차적으로 매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도쿄 오모테산도에 660㎡ 규모 플래그십 스토어 추가 개점이 예정돼 있다. 오모테산도는 하라주쿠와 아오야마를 잇는 J패션 트렌드 중심지로,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 유입이 활발해 K브랜드 진출 최적 입지로 평가받는다. 오모테산도 플래그십 스토어는 더현대 서울 등을 통해 글로벌 MZ 고객들에게 경쟁력이 검증된 약 10개 K브랜드로 구성될 예정이다.

더현대 글로벌 사업은 현대백화점이 경쟁력 있는 K브랜드를 소싱해 해외 유수 리테일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형태다.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잠재력을 가진 토종 중소·중견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 비용 절감과 리스크 최소화를 지원하며 효과적인 판로 확대를 돕는 것이 목적이다. 현대백화점이 상품 수출입 및 판매에 관한 제반 사항을 총괄하고 해외 리테일과의 협상을 담당함으로써 개별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 장벽을 낮추는 구조다.

팝업스토어에서 정규 매장으로의 사업모델 진화는 구체적 성과 데이터에 기반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5월부터 일본에서 총 43개 K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시장 반응을 검증해 왔다. 특히 지난해 파르코 시부야점에서 K브랜드 23개를 소개한 팝업스토어에서는 12개 브랜드가 매출 1억원 이상을 달성했으며, 상위 5개 브랜드 평균 매출이 3억1300만원을 기록했다. 브랜드별 팝업 운영이 약 일주일간의 짧은 기간임에도 월 1억~2억원 수준인 일본 백화점 중위권 정규 매장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정규 매장 전환의 장점은 안정적 유통 기반 확보와 장기적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다. 파르코 시부야점 매장은 1~2개월 단위로 브랜드가 바뀌는 로테이션 운영 방식을 채택해 다양한 K브랜드를 소개하면서도 고정적 매장 운영이 주는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첫 입점 브랜드는 K팝 아이돌들이 착용해 유명해진 신진 컨템포러리 브랜드 트리밍버드로 선정됐다.

여기에 현지 마케팅 강화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일본 패션몰 운영사 메디쿼터스에 3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메디쿼터스는 지난 2020년부터 일본에서 온라인 패션몰 '누구(NUGU)'를 운영하며 가입자 수 100만명 이상을 확보한 업체다. 이번 투자를 통해 일본 현지 리테일 네트워크와 수출입·물류 인프라, MZ세대 마케팅 역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르면 연내 누구 온라인몰 안에 더현대 글로벌관도 개설한다.

현대백화점은 일본에서의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대만과 홍콩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대만에서는 현지 리테일 기업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K브랜드를 대거 소개하는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의 이번 일본 진출은 내수 부진 타개를 위한 해외 확장 가속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현대백화점의 지난 2분기 순매출액은 5901억원,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6%, 2.3% 감소했다. 디큐브시티점 폐점과 충청·중동점 리뉴얼 비용이 반영된 데다 시계·주얼리를 제외한 전 상품군 판매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1분기에도 영업이익 9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해외 사업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글로벌 사업의 체계적 확장을 위해 지난 5월 패션사업부 내 전담 조직인 더현대 글로벌팀을 신설했다. 지속적인 브랜드 발굴과 큐레이션 역량 강화, 현지 경쟁사와의 차별화 전략 등을 수립해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글로벌 사업의 브랜드 소싱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유통 모델을 다변화하며 K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문경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