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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인프라 강점 한국투자 패밀리오피스…‘양보단 질’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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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 윤서영 기자

승인 : 2025. 08. 20. 18:04

1년에 10가문 선정…소수 정예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패밀리오피스 가입 시, 전문 인력 ‘3인 1조’로 고객 관리
서비스 힘입어 리테일 자산만 매월 약 1조4000억원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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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개인 사업을 하던 수백억원대의 자산가 A씨. 그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일본에 머무르다 최근 현지 부동산을 구입하겠다며 한국투자증권 패밀리오피스에 의뢰했다. 현지에서 사업을 확대해야 할 뿐 아니라 자녀들의 유학을 위한 보금자리가 필요했기 때문. 한국투자증권은 즉시 일본 노무라 부동산에 연락해 고객의 니즈에 맞는 주택과 건물을 화상으로 소개해 줬다. A씨는 일본 부동산 전문가가 주변에 없었는데, 한국투자증권의 패밀리오피스에서 맞춤형 컨설팅과 소개까지 지원한 덕분에 손쉽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었다.

한국투자증권이 미국·일본 등 해외로 뻗어 있는 인프라를 토대로 초고액자산가(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자녀들의 유학이나 가족 이민 수요가 늘어나는데다가 고액자산가들의 해외자산 투자 규모도 증가하면서, 글로벌 인프라를 바탕으로 패밀리오피스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패밀리오피스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양보다 질'에 집중하고 있다. 가문수를 우후죽순 늘리는 경쟁사들과 달리 매년 10개 가문씩 가입수를 한정하고 있다. 이는 사업 자체가 일반화되는 것을 막고, 소수 정예로 금융·세무·부동산 부문에서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향후에도 초고액자산가들의 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한국투자증권도 꾸준히 패밀리오피스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다만 서비스의 질적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문수 역시 필요에 따라 유의미하게 늘려가겠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인력도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목적 하에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신경애 한국투자증권 GWM(Global Wealth Management) 전략담당 상무는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현지에서 가장 유망한 글로벌 금융사, 부동산 개발회사 등과 직접 제휴하고 연계해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자사 인력으로 자문 서비스를 지원하는 경쟁 증권사들과의 차별된다"고 강조했다.

GWM 부서는 금융 포트폴리오·국내외 세무·부동산 등과 연계한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조직으로, 초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작년 초부터 해당 조직을 이끌게 된 신 상무는 지점장을 포함해 서울 삼성동에서 10년 가까이 PB 업무를 수행했다. 오랜 기간 고액자산가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영업해온 역량을 높게 평가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초고액자산가들의 해외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이 같은 추세를 기회로 삼고 있다. 그간 확보해 놓은 글로벌 인프라를 바탕으로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골드만삭스, 칼라일그룹, 캐피털그룹, 노무라 부동산 등 유수의 전문 기관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신 상무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고액자산가를 위한 다양한 글로벌 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해외주식·채권 등 맞춤형 포트폴리오도 같이 제안하고 있다"며 "또 유학·이민 관련 거주자 여부 등에 따른 이슈들도 국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패밀리오피스는 매년 신규 가입 가문수를 10개로 한정하고 있다. 소수 가문 대상으로만 금융·세무·부동산 전문가로 구성된 GWM 전담자문단(커밋)을 지정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로는 애널리스트를 비롯해 펀드매니저, 세무사, 회계사, 감정평가사 등이다. 전문 분야별로 3인 1조가 돼 전담하는 형태인데, 고객들 입장에선 지점 PB뿐만 아니라 본사 전문 인력들로부터도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그 밖에 프라이빗 콘퍼런스를 통한 세미나 지원, 런치 콘퍼런스 등의 서비스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 한국투자증권은 고액자산가(금융자산 10억 이상) 대상으로도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 중 지점수가 가장 많은 점을 강점으로 삼아,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적 지점망을 활용해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덕분에 리테일 자산만 매월 1조4000억원 이상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증권사에 대한 초고액자산가들의 수요가 지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한국투자증권도 패밀리오피스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전담 조직과 가입 가문수를 지금보다 대폭 늘리기보다는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점진적인 성장을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양보다는 질적 성장 전략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다.

이 같은 전략은 이미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다른 증권사에서 엑시트(투자금 회수)한 사업가들이 자금을 한국투자증권에 맡기는 방식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백억원의 자산을 어떻게 굴릴지에 대한 금융 노하우와 글로벌 인프라가 남다르다는 방증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골드만삭스로부터 공유 받은 리서치 자료들을 토대로 PB들의 역량을 끌어올려 고객의 수익률 제고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가상자산을 통해 부를 이룬 2030세대 고액자산가들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부의 원천에 따라 고객들의 니즈나 투자 성향이 판이하기 때문에, 이를 분석하고 맞춤화된 상품을 설계해 나갈 전망이다.

해외에서 패밀리오피스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기관들과의 협업도 추진 중이다. 일례로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스위스 자산운용사인 UBP(유니온 방카르 프리베)와 교류한 바 있다. UBP는 대체투자상품의 운용과 고급에 강점을 가진 곳으로, 패밀리오피스 사업 서비스에 대한 차별성을 인정받아 2년 연속 'Overall Regional Private Bank'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 상무는 "UBP와 협업으로 글로벌 대체투자상품 공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PB인력 및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관련 교류를 통해 노하우를 접목시키는 등 글로벌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더욱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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