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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조·방·원 ‘주춤’…주도주 지위 흔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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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승인 : 2025. 08. 20. 18:16

조선·방산·원자력 업종 대표주 평균 161.85% 상승
원전 계약 리스크에 방산·조선까지 흔들리는 투자 심리
“정책·실적 기반 업종 중심으로 선별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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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들어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조방원(조선·방산·원자력) 테마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상반기 급등에 따른 이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나며 주요 종목들이 약세로 돌아섰다.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 등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원전 업종에서는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공정 계약 소식에 기대감이 꺾이는 모습도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조방원 테마가 단기 조정을 거치더라도 구조적 성장 동력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한다. 조선업은 미국 MASGA 프로젝트와 친환경 선박 수요 확대, 방산업은 폴란드·루마니아 등 대규모 수출 계약 등으로 중장기 성장성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수익률 상위 40위권에 속한 조방원 대표 종목 12개의 평균 수익률은 161.85%에 달한다. 현대로템은 연초 대비 243.46% 상승했고, 두산에너빌리티(227.07%), HD현대마린엔진(218.61%), 한화오션(181.66%) 등도 세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53.81%), 한국카본(151.49%), 현대건설(131.50%), 풍산(129.63%), HJ중공업(127.15), 한화시스템(117.92%), LIG넥스원(115.87%), 한화엔진(113.39%) 등도 상위권에 포진하며 조방원 테마의 강세를 입증했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 방산과 원자력 업종을 중심으로 주요 종목들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현대로템은 18일부터 이날까지 -5.01%, 두산에너빌리티 -12.37%, HD현대마린엔진 -6.14%, 한화오션 -1.31%, 한화에어로스페이스 -7.59%, 현대건설 -7.84%, 풍산 -6.44%, 한화시스템 -1.79%, LIG넥스원 -5.93% 등으로 조정폭이 확대됐다.

특히 원전 업종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한 웨스팅하우스와의 계약 내용이 공개되며 최근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국내 기업이 기술 사용료를 부담하면서도 수익 배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거기다 SMR 육성 정책이 실제 수주로 이어지기보다는 기술 종속과 시장 분할의 리스크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전 테마의 단기 모멘텀은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형모듈원전(SMR) 수출에도 웨스팅하우스(WEC)의 기술 자립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한국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강조해 온 SMR 시장 역시 WEC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미국 해군향 함정 블록 수주를 통해 비전투함 완전건조 사업보다 더 큰 규모의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미 투자로 인해 국내 업체들의 수혜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또 "MASGA 프로젝트는 한미 조선 협력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업종별로 실적 모멘텀과 정책 수혜 강도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테마 추종보다는 종목별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하반기 증시에서는 조방원이라는 이름 아래 묶인 업종들이 각자의 펀더멘털에 따라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 조정에 흔들리기보다는 구조적 성장 동력이 뚜렷한 업종과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적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체코 원자력발전소 수출 계약 과정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불공정한 요구를 수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원전 업종뿐 아니라 조선과 방산 업종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당분간 특별한 악재가 없더라도 다수의 불확실한 이벤트를 앞두고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KOSPI 5000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 의지가 강한 만큼, 지수가 하락할 경우 우호적인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 이벤트로 인한 조정이 지나간 이후에는 구조적 성장 기반이 뚜렷한 업종과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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