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이사진 전문적 식견 통해 합리적 판단"
하반기 법적공방 산적…최윤범, 재계 영향력 확대
|
21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이날 영풍과 MBK 측이 고려아연 이사진을 상대로 한 제기한 자사주 공개매수 관련 주주대표소송(손해배상 청구 소송) 1차 변론은 10월로 연기됐다. 이번 사건에 피소된 대상은 최윤범 회장을 비롯해 고려아연 이사 총 10명으로, 영풍-MBK 측은 이들에게 7000억원 상당의 배상금을 요구했다. 고려아연 이사진은 개개인 차원에서 상대측 변론에 대해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해 10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1주당 56만원정도였던 회사 주식을 89만원에 사들이는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이후 고려아연은 2조50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철회하기도 했다. 영풍-MBK 측은 이사진의 판단으로 회사가 무리한 금액에 자사주를 사들이며 손해를 끼쳤다는 주장이다.
고려아연 측은 "이사진은 그동안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해왔다"고 전했다.
앞서 올해 3월 고려아연 주총에서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총 3건의 주주대표소송, 황산 계약 가처분 소송, 신주 발행 무효 소송 등 법적 공방이 산적해 있다. 특히 내년 초 고려아연 주총에서 영풍-MBK 측의 추가로 이사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향후 법적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6명의 이사가 새롭게 선출될 예정이다. 현재 이사 총 19명 중 15명이 고려아연 측, 4명은 영풍-MBK 측이다.
이런 와중에, 최윤범 회장은 최근 현장 행보에 나서면서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최 회장은 오는 24~26일 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에도 최 회장은 미국 출장길에 올라 자회사 페달포인트 등을 방문했다.
이번 경제사절단 참석과 함께, 고려아연의 미국 현지 투자에 대한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재계서 영향력을 키울 예정이다. 특히 대미 투자가 적절히 활용될 경우, 현 경영진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으로 형성돼 양측간 경영권 분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 회장의 경제사절단 참여와 관련, 확인되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이날 국내 최고 권위의 한국경영학회 '혁신경영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전 세계 유일 아연-연-동 통합공정 개발, 국가핵심기술 보유, ESG선도기업, 지지속적인 미래 먹거리 발굴 노력 등을 인정받았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 주도로 2022년부터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명칭의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