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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경주 달린 ‘필랑트’…세단 승차감에 정숙성·연비 ‘삼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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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3. 08. 06:00

4일 경주서 르노 크로스오버 ‘필랑트’ 시승
고속 주행감 매우 안정적…정숙성도 엄지척
공인연비 15.1㎞/ℓ…시승 후 연비 17.5㎞/ℓ
AI 음성비서도 탑재 편리…게임까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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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의 중형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김정규 기자
지난 2024년 르노코리아가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과물로 선보인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 '그랑 콜레오스'는 부진하던 르노코리아의 분위기를 바꿔놓은 모델이었다. 출시 이후 한 해 동안 5만대 이상 판매되며 판매 흐름을 반등시키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바통은 '오로라 프로젝트' 두 번째 모델인 중형 크로스오버 '필랑트'가 이어받았다. 전작이 브랜드 회복의 신호탄이었다면, 필랑트는 그 흐름을 실제 성장으로 이어가야 하는 역할을 맡은 셈이다. 르노코리아가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 키울 수 있을지 가늠할 시험대라는 의미도 크다.

◇세단 같은 편안함…정숙성 높고, 주행감도 엄지 척

지난 4일 경상북도 경주 일대에서 진행된 필랑트 시승 행사에서는 고속도로와 와인딩 구간이 모두 포함된 약 70㎞ 코스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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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 '필랑트' 주행 모습./르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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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랑트 1열 실내 모습./김정규 기자
길고 낮은 차체와 날렵한 라인은 세단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전장은 4915㎜며, 전폭은 1890㎜다. 그러면서도 전고는 동급 SUV보다 약 50㎜ 낮은 1635㎜로 주행 안정감과 승차감을 높였다.

첫인상은 '조용하다'는 느낌이었다. 시동을 걸고 가속을 시작할 때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이 적어 마치 중형 세단을 타는 듯한 차분한 주행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노면 소음 역시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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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스 루프가 탑재된 필랑트의 모습./김정규 기자
특히 필랑트처럼 글라스 루프를 탑재한 경우 일반적으로 소음차단이 어렵지만, 루프 강성을 높이고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통해 이를 보완했다는 게 르노코리아의 설명이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올렸는데도 주행감이 매우 묵직하고 안정적이라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필랑트는 250마력의 최고 출력과 25.5㎏·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경주 토함산 추령재 인근 와인딩 구간에서는 차체 안정감이 돋보였다. 오르막에서는 출력 부족을 느끼기 어려웠고, 연속되는 코너에서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 반응도 비교적 정확해 운전자가 의도한 대로 차가 움직인다는 인상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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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 '필랑트'의 측면 모습./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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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랑트의 2열 모습./김정규 기자
승차감 개선을 위해 적용된 '주파수 감응형 댐퍼'도 체감됐다. 도심에서는 부드럽게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속도가 올라가면 차체 움직임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방식이다.

◇연비 17.5㎞/ℓ…더 부드러워진 하이브리드 주행

필랑트의 핵심은 업그레이드된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1.5리터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에 두 개의 전기 모터가 결합된 직병렬 구조로, 시스템 최고 출력은 250마력 수준이다. 도심 주행에서는 전기 모터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연료 소비를 줄이고, 가속이 필요할 때 엔진이 자연스럽게 힘을 보태는 구조다. 도심 구간 운행 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주행 가능하다.

특히 전기 모드에서 가솔린 엔진이 개입할 때 소음이나 진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종종 느껴지는 '엔진 개입 순간의 이질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회생제동 시스템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었다. 감도를 '낮음·중간·높음'으로 설정할 수 있는데, 가장 강한 단계에서도 감속 과정에서 울컥거림이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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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행을 마치고 기록한 평균 연비. 17.5km/L로 매우 우수한 연비 수준을 보였다./김정규 기자
공인 복합연비는 15.1㎞/ℓ지만, 이날 약 73㎞를 주행한 뒤 기록된 평균 연비는 17.5㎞/ℓ로 나타났다. 도심과 고속 구간이 섞인 조건에서도 공인연비보다 높은 효율을 기록한 셈이다.

다만 드라이브 모드를 변경할 때 차량 설정 화면이 내비게이션 화면을 잠시 가리는 점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느껴졌다.

◇AI 음성비서 탑재…차안에서 게임까지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필랑트에는 12.3인치 디스플레이 3개가 연결된 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이 탑재됐다. 운전석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 조수석 화면이 하나의 큰 화면처럼 이어져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음성 서비스가 새롭게 적용됐다. 차량에는 통신사 기반 AI 음성 어시스턴트 '에이닷 오토'가 탑재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사진자료] 르노 필랑트(Renault FILANTE) 미디어 시승행사 현장 사진_5
르노코리아의 '필랑트' 모습./르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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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음성 어시스턴트 '에이닷'에게 주행 중 현재 날씨를 묻자 알려주고 있는 모습./김정규 기자
실제 주행 중 "오늘 주요 뉴스를 알려달라"고 말하자, 차량이 주요 뉴스를 찾아 음성으로 읽어줬다. 목적지 검색이나 음악 재생, 공조 시스템 조절, 창문 개폐 같은 차량 기능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었다.

AI 기반 안내 애플리케이션 '팁스'도 오픈AI의 챗GPT에 기반한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해 탑승자가 궁금해하는 정보를 대화 방식으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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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중 조수석에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김정규 기자
조수석 탑승자를 위한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강화됐다. 실제 도로 데이터를 활용해 즐길 수 있는 레이싱 게임 'R:레이싱', AI가 생성한 음악에 맞춰 플레이하는 리듬 게임 'R:러쉬' 등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됐다.

덕분에 장거리 이동에서도 조수석 탑승자가 지루함을 덜 느낄 수 있는 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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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랑트의 트렁크 모습. 633ℓ의 기본 트렁크 용량은 2열 폴딩 시 최대 2050ℓ까지 확장된다./김정규 기자
그랑 콜레오스가 르노코리아의 반등을 알린 모델이었다면, 그 성과를 이어가야 하는 후속 타자인 필랑트. 필랑트는 이번달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되는데, 이미 한달 사이 계약 대수가 7000대를 넘어섰다.

SUV의 실용성과 세단에 가까운 승차감, 인공지능 기반 차량 경험까지 더한 필랑트가 국내 중형 SUV시장에서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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