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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삼성전자와 TSMC의 싸움터 반도체 후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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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0. 09. 01. 06:00

삼성, TSMC의 '해자' 후공정 기술 극복해야
후공정 경쟁력 강화 때 관련 업체도 동반성장
황의중 기자의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패권을 쥐기 위한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TSMC를 조금이나마 따라잡는가 했더니 TSMC는 더 멀리 가버렸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전망한 올 3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내 TSMC의 점유율은 전 분기 51.5%에서 53.9%로 올랐다. 1000년을 버틴 비잔티움의 테오도시우스 성벽처럼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영향력은 요지부동이다.

테오도시우스 성벽이 난공불락이었던 것은 넓은 해자(垓字) 덕이었다. 미국의 유명한 투자가 워런 버핏은 확고한 경쟁 우위를 ‘해자’로 비유하며 일등 기업의 조건으로 꼽았다. TSMC도 이런 해자를 지닌 기업이다. TSMC의 해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공정 및 반도체 후공정(패키지) 기술이다.

TSMC의 해자를 메워야 할 삼성전자가 현재 공략 포인트로 삼은 건 후공정 기술이다. 5나노 이하 미세공정 분야는 미개척 분야로 그나마 양사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 그러나 후공정 영역에선 TSMC가 경험과 기술을 오랫동안 축적한 상태다.

후공정은 일종의 마감 작업이다. 집을 지을 때 마감처리를 잘하느냐에 주택의 질이 크게 좌우되듯이 반도체도 마감이 중요하다. 후공정 작업을 얼마나 잘하는가에 따라 반도체의 전력 소모율을 줄이고 칩의 면적을 극대화해 전자기기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 ‘X-Cube’ 적용 7나노 극자외선(EUV)용 시스템반도체를 공개하고, 후공정 기술로 면적을 줄인 10나노 D램 양산 사실을 밝혔다. 사실 이것도 보면 후공정 기술을 홍보해서 파운드리 고객사 유치를 위한 삼성의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의 후공정 기술 개발은 삼성만 재미 보는 일이 아니다.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대만 후공정 업체인 ASE는 TSMC의 협력사로 같이 크다가 글로벌 1위 업체가 됐다. 정부가 반도체 업계의 동반성장과 중소기업 육성을 원한다면 중소기업에 직접 지원하는 것보다 차라리 글로벌 시장을 개척 중인 삼성을 돕는 게 낫다. 삼성을 돕는 건 별 거 없다. 해외에서 삼성이 싸울 때 국내에서 과도한 규제로 투자활동을 옥죄지만 않으면 된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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