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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반도체 인재, 고졸까지 눈을 넓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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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22. 06. 1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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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지난달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조만간 양산에 돌입하는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시제품에 사인하고 있다. /사진=연합
SK하이닉스가 최근 ‘야간 면접’을 실시했다. 경력직원 채용에 수많은 현직자가 쏠린 덕분이다. SK하이닉스에 지원한 경력직의 상당 수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에서 삼교대 근무 중이다. 낮, 밤, 새벽에 근무하는 이들을 고려해 면접 시간을 탄력적으로 잡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삼교대지만, SK하이닉스는 이교대인 점에 현장 직원들이 대거 이동을 타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고졸, 초대졸이다. 석·박사급 인재뿐만 아니라 당장 공장을 돌리는데 필요한 현장 직원들도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반도체 기업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학사, 대학원까지 마친 석·박사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상황이 이런데 윤석열 대통령의 ‘반도체 인재’ 드라이브가 대학에만 집중된 점이 우려스럽다. 학·석·박사급 인재 양성도 중요하지만 현장에 필요한 인력은 고졸이 절반 이상이다. ‘2021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반도체 산업 부족인원(2020년12월31일 기준)은 1621명인데 학력별로는 고졸 894명이 가장 많았다. 전체 부족 인원의 55.2%다. 대졸은 362명, 전문대졸은 316명, 대학원졸은 49명(석사 40명·박사 9명)으로 나타났다.

고졸 채용 확대 카드는 ‘수도권-지역 불균형 심화’ 논란에서도 한걸음 비켜설 수 있다. 정부가 수도권 반도체학과 증원을 발표하자 영남·호남·충청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성명을 내고 “수도권 대학 첨단학과 정원을 늘리는 수도권 규제 완화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비수도권 지방대학에서 반도체 인재 양성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반도체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책을 내놔야 한다. 반도체 기업에는 대학 졸업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대학에서 키울 중장기적 인재는 따로, 고교에서 즉각적으로 투입할 인재는 또 따로 접근해야 한다. 기업들은 당장 올해, 내년에 뽑을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인데 해묵은 수도권 규제 논쟁에 발목 잡혀서야 되겠는가?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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