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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하이트진로 말고 ‘대통령 책임져라…화물연대, 아집(我執)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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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경 기자

승인 : 2022. 09. 05. 18:59

김서경_증명
김서경 생활과학부 기자.
"이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했다오" 1920년대 현진건의 단편소설 '술 권하는 사회'에 나오는 구절이다. 예로부터 적당한 술은 시민들의 애환을 달래고, 좋은 날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그런 점에서 술 문화는 내수 경기를 살리는 데 필수 요소였다.

그런 술이 수개월째 어려움에 처했다. 화물차주들이 올해 상반기 내내 주류회사를 볼모로 잡으면서 전국 주류 수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들은 정부를 향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내 주류사인 하이트진로 공장에 이어 본사를 점거했다. 보는 이에게 위협감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현재 화물연대는 이 같은 행위를 빌미로 더욱 적극적으로 공권력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5일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하이트진로 고공농성, 대통령이 책임져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자영업자와 민간 기업에 손해를 끼치는 것을 넘어서 경찰병력 투입을 일궈내더니,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화물연대의 아집(我執)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신만의 생각에 갇혀 타인의 의견을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다. 화물연대는 입장문에서 "윤석열 정부는 8월4일 홍천공장 앞에 대대적인 공권력투입으로 사실상 노동자들을 다리 아래로 밀어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당시 일부 조합원들이 분을 참지 못하고 홍천강에 몸을 던졌는데, 이를 '정부가 밀었다'고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극단적인 표현이 연일 신문을 장식하면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까지 고개를 젓고 있다. 자칫 화물연대가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한 채,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투쟁이란 집단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데서 그친다'는 말을 흘려들어선 안 된다.
김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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