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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중기 “치열한 삶 속에 피어난 사랑, 7년만에 알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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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4. 03. 17. 17:13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 글로벌 흥행
치열한 삶의 주인공, 사랑 사치라 생각
7년전 작품 제안 받았지만 공감 힘들어 거절
뒤늦게 다시 받은 연락에 '운명' 느껴
송중기
송중기가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에서 탈북자 로기완을 섬세하게 그려냈다/제공=넷플릭스
"7년 전에는 이해해지 못했던 사랑을 이제야 알게 됐어요."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으로 2년만에 컴백한 배우 송중기는 7년 전 고사했던 이 작품에 다시 참여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얘기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그는 '로기완'과 만남을 "운명 같았다"했다.

"7년 전 작품 제안을 받았어요. 당시 로기완과 마리의 사랑이 공감이 되지 않았죠.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 로기완에게 사랑은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엄마의 죽음을 외면하고 또 엄마의 시체를 판 돈을 갖고 벨기에까지 간 인물이 사랑 타령을 한다니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공감이 안 되는데 연기를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심이 생겼죠. 그런데 7년이 자나면서 이런 로기완의 사랑이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자와 여자, 사랑과 우정. 그게 무엇이든 사람과 부대껴야 하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쓰는 로기완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거죠. 너무나 상처를 받은, 모든 풍파를 겪고 있는 로기완과 마리가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부대끼는 그 정서에 마음이 끌렸어요. 제가 바뀐 거죠."

로기완
송중기가 넷플리스 영화 '로기완'에서 탈북자 로기완을 연기한다/제공=넷플릭스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로기완(송중기)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넷플릭스 톱10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일 공개 후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한국을 비롯해 포르투갈, 페루, 말레이시아 등 총 31개 국가에서 톱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송중기는 '로기완' 출연이 무산 된 후 영화 '군함도'를 촬영했다. '작품은 훌륭하다'고 생각했지만 제작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 늘 궁금했단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촬영 후반쯤 넷플릭스 측이 갑자기 '로기완'을 제작할 거라고 연락해 와서 '운명 같다'는 생각을 했단다.

송중기
송중기가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에서 탈북자 로기완을 섬세하게 그려냈다/제공=넷플릭스
송중기는 '로기완'에서 유럽의 낯선 벨기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자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전작 '화란'에서 조직의 중간 보스 캐릭터로 강렬한 모습을 보여준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송중기는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매 작품 배우로서 할 수 있는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로기완'에는 공동제작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공동제작이든 아니든 참여해서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이러든 저러든 책임감을 느끼고 하는데 '공동제작'이라는 타이틀이 들어가면 이름이 걸려 있으니 책임감이 커지는 것 같아요. 같이 기획하고 개발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고요. 할 거면 진짜 제대로 공동제작을 해요. 돈만 나누는 공동제작이 아니라 실제로 그 안에 들어가서 같이 함께 만드는 그 경험이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송중기는 지난해 1월 미모의 영국배우 출신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와 결혼했다. 같은 해 6월 첫 득남 소식을 알렸다. 케이티는 영국인 아버지와 콜롬비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런던과 이탈리아를 오가며 자랐다. 결혼 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내가 외국 사람이잖아요. 같이 이탈리아에 있다 보면 유럽에서 난민을 만나는 것은 너무 흔한 일이죠. 결혼 전 보다는 난민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관찰을 많이 했어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어요. '로기완' 촬영 때 아내가 임신한 상태였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촬영할 때는 가족과 함께 있었어요. 아빠가 된 지 아직 얼마 안 됐지만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살고 있나'라고 스스로에게 질문도 많이 하게 되고.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건강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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