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북중러 ‘장기집권 벨트’ 완성…나토와 대치 강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318010009535

글자크기

닫기

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3. 18. 14:32

푸틴, 대선 압승…우크라 전쟁 명분 확보
북·중·러 '반미 연대' 체제로 군사 블록화
북한은 한미와 관계개선 관망 가능성
APTOPIX Germany Russia Election
감옥에서 급사한 러시아의 반정부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인 율리아 나발나야(사진 중앙)가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주재 러시아대사관 대선 투표소로 들어가며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7.32%(95% 개표상황) 압도적 득표율로 5선에 성공함에 따라 북·중·러 '반미 블록'이 더 강화되고, 핀란드·스웨덴이 가세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대결구도가 고착화될 우려가 커졌다.

우선 2030년까지 '30년 집권'을 확보한 푸핀 대통령은 이번 대선결과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민의 전폭적 지지로 받아들이고 전쟁을 지속할 명분을 얻었다.

또 최근 개최됐던 14기 양회(兩會)를 통해 1인 체제를 더 강화한 시진핑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더불어 북·중·러 지도자들의 장기집권 체제가 굳어져 '반미 블록'이 공고화될 수 있게 됐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무기판매, 중국과의 교류 확대로 경제에 숨통이 트여 한·미와의 관계회복을 외면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 멀어지나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 압승으로 러시아내 '반전 목소리'를 잠재우고 러시아의 영토 확장 업적을 인정받은 것으로 간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 밀어붙일 수 있는 명분을 마련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과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지역에서도 선거를 강행해 '불법 점령'이라는 서방의 비판을 정면 돌파한 것도 성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선거 압승이 예상되자 이날 밤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 마련된 자신의 선거운동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정부 야당 지도자 나발니를 직접 언급하며 감옥에서 급사한 그의 죽음을 "슬픈 일"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자신감의 발로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휴전 협상 등 종전 해법을 찾는 유화책보다 우크라이나의 점령지에 영구적 완충지대를 만드는 등 강공을 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공격이 계속되면 더 많은 우크라이나의 영토에 완충지대를 만들어서 러시아 영토를 방어하겠다고 답했다.

◇북·중·러 '반미 벨트' 강화로 대결구도 고착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적 경제제재와 외교적 고립으로 한때 내부에서 반전 목소리가 커지는 등 위기를 맞았던 푸틴 대통령은 북·중·러 반미 벨트 강화로 탈출구를 찾았다.

전쟁을 계기로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했던 핀란드가 작년 4월 31번째 회원국이 됐고 '200년 중립국' 스웨덴도 지난 8일 32번째 회원국으로 공식 합류하는 등 나토의 동진이 현실화 했다.

이에 따라 발트해에서 러시아가 완전 포위되는 양상을 빚자 푸틴 대통령은 반서방 연대로 탈출구 모색에 나섰다. 러시아는 이란과의 군사협력, 아랍권 국가에 대한 외교적 지원 등을 강화했다. 또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구입하고 중국과 경제블록화를 모색하는 등 북·중·러가 밀착하면서 외연을 확장한 나토와 대결하는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번 러시아의 대선 결과로 시진핑·김정은에 이어 푸틴의 장기집권 체제가 완성되면서 서방과의 군사·외교적 대결구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나토와의 전면 충돌 가능성을 묻는 말에 "오늘날 세계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답했다고 NYT는 전했다

하지만 신냉전은 과거의 냉전과는 양상이 다르다. 양진영의 최전선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다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지, 누구의 승리로 어떻게 끝나는지에 따라 구도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 북·중·러 밀착에 한반도 안보도 요동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로 접어들면서 탄약이 부족해지자 북한에 손을 내밀었다. 무기거래를 계기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작년 9월 러시아에서 만났다. 러시아는 시급한 재래무기를 공급받고 북한은 미사일·위성 기술 등 군사기술 전수뿐 아니라 경제 활로 등을 모색할 기회를 얻었다.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과 양국 정상회담도 이날 대선 결과로 속도를 낼 수 있어 양국 군사·외교관계는 더 긴밀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2차례나 만날 정도로 중·러 관계는 밀착한 상태다. 양국은 전략적 협력 수준으로 군사 관계를 끌어올리자는 공감대까지 형성돼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나토 동진이 현실이 되고 북·중·러가 안보 블록을 형성하면서 동북아와 한반도의 안보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중·러와 밀착하면서 수혜자가 된 북한은 한·미와의 관계 개선에 거리를 두고 관망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북·미관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최효극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