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프랑스 병원 울리는 코로나19 여파…팬데믹 끝났어도 여전히 정상운영 안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2.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319010010709

글자크기

닫기

임유정 파리 통신원

승인 : 2024. 03. 19. 16:29

코로나19 이후로 연기·취소된 진료 수백 건에 달해
프랑스병원협회장 "현재 의료계는 시한폭탄 수준"
병원
18일(현지시간) 프랑스병원협회가 기자회견을 갖고 공립병원 운영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공립병원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해 수백만 건의 진료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픽사베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찾아왔지만 프랑스 공립병원은 여전히 정상 운영되지 않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현지매체 BFMTV는 아직도 프랑스 공립병원의 운영 상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원활하지 못한 병원 운영으로 인해 제때 병을 발견하거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늘어 현재 프랑스 의료계는 '시한폭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병원협회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때부터 프랑스에서 취소 또는 지연된 누적 수술·시술·검사 등은 350만건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공립병원이 위급하지 않은 환자의 병원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특히 입원을 필요로 하는 환자를 받지 않은 탓이다.

아울러 업무 과부하로 인해 의료인력이 충분하지 못했고, 원거리 환자들을 위한 단기 입원실을 코로나19 환자 격리실로 이용한 탓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초반 운영에 차질이 생겼던 공립병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히 정상화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지 4년이 지난 지금도 프랑스 공립병원은 여전히 업무 과부하로 인해 위급하지 않은 환자의 진료를 일방적으로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문제는 공립병원이 간단한 시술로 고칠 수 있는 병을 '위급하지 않은 병'으로 취급해 적절한 때에 치료하지 않는 것이다. 적기에 치료를 하지 못해 결국 환자는 수술받게 되는 등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2년 동안 줄어든 당뇨병 환자 수는 당뇨병에서 나타나는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 뇌사 환자 증가와 관련 있다.

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이었던 2019년과 비교해 현재 소화기 및 신경 관련 처리 건은 11%, 심장 관련 처리 건은 13%, 류머티즘 관련 처리 건은 12% 감소했다. 잠재적으로 질병을 앓고 있지만 검사를 받지 못해 진단받지 못한 환자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공립병원에서 진료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은 대신 곧바로 진료를 볼 수 있는 응급실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 두 명 중 한 명이 최근 몇 개월 사이 응급 상황이 아니었지만 응급실에 방문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그중 응급실을 찾은 환자 중 30%는 주치의로부터 진료를 거부당해 찾아왔다고 응답했다.

아르노 로비네 프랑스병원협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히 내시경 검사의 연기 및 취소는 특정 암 발견을 늦추는 등 잠재 환자들에게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로비네 회장은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응급실이 마비되는 등 미래에 갑작스러운 의료대란이 일어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