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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서 인종차별·반종교·외국인 혐오 범죄 32% 급증…이·팔 전쟁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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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파리 통신원

승인 : 2024. 03. 21. 11:32

유대인대표협회, "2022년 일어난 반유대주의 행위 436건->2023년 1676건"
피해자 대부분은 25~54세 사이 아프리카 출신 남성, 최다 발생 지역은 파리
FRANCE-POLITICS-GOVERNMENT
프랑스 내무부가 20일(현지시간) 공개한 2023년 인종차별·반종교·외국인 혐오 범죄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에서 일어난 관련 범죄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해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사진은 제랄드 다르마낭 내무부 장관이 지난 5일 국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AFP 연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지중해 건너 프랑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현지매체 BFMTV는 내무부 발표를 인용해 2023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인종차별·반종교·외국인 혐오 범죄가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내무부가 발표한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에 일어난 관련 범죄는 전년대비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무부 산하 통계서비스(SSMSI)에 따르면 2023년 프랑스 전역에서 인종·국적·종교 등의 이유로 발생한 공격이 총 1만5000건이었으며 이중 범죄로 인정된 경우는 8500건이었다. SSMSI의 통계는 군인경찰과 경찰에 접수된 신고 건수를 기반으로 한다.

특히 이·팔 전쟁과 직접적으로 연관 있는 특정 종교 혐오 범죄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프랑스유대인대표협회(Crif)가 지난 1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2년 발생한 반유대주의 행위는 436건이었지만, 2023년 1676건으로 폭증했다. 그러나 내무부는 2023년 일어난 범죄가 반기독교주의·반이슬람주의·반유대주의 등 특정 종교와 상관성이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인 하마스의 공격이 있었던 지난해 10월 7일 이후 반유대주의 행위는 급격히 증가했다. 하마스 공격 이후인 4분기의 경우 2022년 같은기간보다 반유대주의적 행위가 두 배로 증가했다. 인종차별·반종교·외국인 혐오 범죄뿐만 아니라 하마스의 선동으로 유럽 전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한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선 하마스의 공격 직후 아라스 지역의 한 중학교에서 20세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해 한 교사가 피살되기도 했고, 지난해 10월 16일엔 벨기에 브뤼셀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해 스웨덴인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는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인종차별·반종교·외국인 혐오 범죄의 피해자 통계를 살펴보면 피해자 대부분은 아프리카 출신의 외국인이었다. 연령은 25~54세 사이였으며 성별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았다. 문제는 공격이나 범죄를 당하고도 신고하지 않는 피해자들이 많아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는 점이다.

2021년 프랑스 대도시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한 치안 관련 조사에 따르면 '인종차별 관련 공격을 받은 적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80만명이었다. 프랑스 전체 성인 인구 중 1.6%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실제로 2023년 위법으로 판명된 관련 범죄는 단 6376건이었다.

한편 프랑스에서 인종차별·반종교·외국인 혐오 범죄가 가장 자주 발생한 지역은 수도인 파리로 전국 평균에 비해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내무부는 "파리에서 가장 많은 범죄가 발생했다는 것은 실제로 범죄가 발생해서가 아니라 신고를 통해 위법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타지역에서도 파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관련 범죄가 발생하고 있지만 단지 집계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파리 다음으로 범죄율이 높았던 지역은 독일 국경인 동부 알자스 지방의 바-린과 니스가 위치한 남프랑스 알프스-마리팀이었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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