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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시다,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봉납…극우 지지율 결집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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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기자

승인 : 2024. 04. 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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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춘계예대제가 시작된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 제단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보낸 공물이 놓여 있다. AFP=연합뉴스
정부가 2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마사카키를 봉납해 참배를 되풀이 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일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집단참배를 자제했지만, 2년 2개월 만인 2021년 12월 이후 신사 방문을 지속하고 있다. '비자금 스캔들'에 따른 지지율 하락으로 궁지에 몰린 기시다 내각이 외교 강경 노선으로 극우층을 결집해 탈출구를 모색하려는 의도도 제기된다.

일본외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봄 제사인 춘계 예대제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으로, 기시다 총리는 2021년 총리 취임 이후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납을 봉납하는데, 이번이 8번째다. 춘계 예대제 시기와 맞물려 패전일인 8월15일에도 공물 다마구시료를 봉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되풀이 한 부분에 깊은 실망을 표한다"며 "과거사를 성찰해야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토대로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외교부 일각에서는 기시다가 최근 주요 여론 조사에서 10~20%의 내각 지지율 하락세 만회를 위해 극우지지층 결집을 앞세워 국면 전환 돌파구 마련한 의도로 풀이된다고 관측이 나온다. 신사참배는 일본 정부가 매년 관례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일본은 최근 독도·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편향된 내용이 담긴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키며 극우 지지층을 겨냥해 지지율을 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기시다는 외교청서 계기 '독도 영유권' 주장을 비롯, 김정은과 북·일 회담을 조율하는 등 민심전환을 위해 다방면에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다.

한편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246만 6000여 명의 영령을 기리는 시설로, 이 중 90%는 태평양전쟁에 관여했던 인물과 연관돼 있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우리측 2만여 명도 합사돼 있으나, 신사 측은 유족의 합사 취소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과거 일본 총리들은 패전일에 이웃 나라가 겪은 피해와 함께 이와 관련한 반성의 뜻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전 총리 재집권 이후 관행이 끊겼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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