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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전날인 18일 이뤄진 한·중 외교안보대화에 대해 "푸틴 대통령 방북 등 러·북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 개최된 이번 한·중 외교안보대화는 개최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서울에서는 우리 측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과 중국 측 쑨웨이둥(孫衛東)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참석하는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개최됐다.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은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실제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도착한 시점은 이날 새벽 2시를 넘긴 시각이었다.
중국으로서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 등을 알면서도 한국과의 외교안보대화 개최일을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한 것으로, 우리 외교 당국도 이 점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중국 측은 러·북 회담에 미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측은 전날 한·중 외교안보대화에서 우리 측이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우려를 표하자 '러·북 간 교류가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러시아와 조선(북한) 간의 쌍방 교류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이에 대해 논평할 수 없다"면서도 "원칙적으로 중국은 러시아가 관련 국가와 전통적 우호관계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자리에서는 중국 측이 다소 다른 결의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우리 외교 당국은 중국 측이 이번 러·북 밀착 움직임을 실제로 편하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과거부터 항상 중국 측이 주도권을 쥐어 왔기 때문이다.
우리 외교 당국은 최근 북·중 관계에도 이상 기류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산책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이 랴오닝성 다롄시에 만들었던 '발자국 동판'이 최근에 제거된 점,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후에도 북·중 국경이 완전히 열리지 않고 있는 점, 북한이 중국이 신경을 기울이고 있는 대만 총통 선거와 관련해 공개적인 입장을 내지 않은 점, 북한이 일본 지진 사태에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위로 서한을 냈으면서도 중국의 자연재해 피해 사태에는 위로 서한을 내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북·중 관계가 편치 않게 돌아간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적인 수사들이 조금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다"며 "그 때 가장 명확하게 한 국가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말보다는 행동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