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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 액션과 웃음, 오락적 재미 충실한 ‘데드풀과 울버린’ ‘슈퍼배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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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4. 07. 24. 10:55

24일 나란히 개봉…높은 진입장벽과 조금 진부해진 '몸 개그'가 두 영화의 약점
데드풀과 울버린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들 가운데 가장 상극인 '데드풀'(왼쪽)과 '울버린'을 한데 모은 '데드풀과 울버린'이 24일 개봉했다./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4일 나란히 개봉한 '데드풀과 울버린' 그리고 애니메이션 '슈퍼배드 4'는 액션과 웃음, 두 마리 토끼를 필사적으로 모두 잡으려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구석이 적지 않다. 또 마돈나와 엔싱크부터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까지 동서양 인기가수들의 히트곡을 두루 삽입해 듣는 재미마저 소홀히하지 않았다는 점도 닮았다. '데드풀…'은 청소년 관람불가, '슈퍼배드 4'는 전체 관람가로 관람 등급만 다를 뿐이다.

뚜껑 열어보니 '마블 종합선물센트'! 그러나…, '데드풀과 울버린' = 개봉 하루 전날에서야 베일을 벗은 '데드풀…'은 이제까지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던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들을 총망라하다시피 한 '종합선물세트'나 다름없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이름을 공개하면 재미가 떨어지므로 밝히진 않겠지만, '쟤도 나와?'란 탄성이 나올 만하다.

또 극의 주요 설정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드라마인 '로키'에서 빌려왔다. 중고차 세일즈맨으로 변신한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또 다른 시공간에 살고 있는 '울버린'(휴 잭맨)을 찾아 한 팀을 이루려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는 시간 변동 관리국(TVA)은 시간과 우주를 관할하는 기관으로, 앞서 '로키'를 통해 첫선을 보였다.

이처럼 마블 코믹스의 신구 캐릭터들을 총집합시키고 MCU와 '엑스맨' 유니버스의 방대한 세계관을 하나로 묶다 보니 진입 장벽이 다소 높은 게 흠이다. 마니아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마블 코믹스가 원작인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예습이 어느 정도 이뤄져있지 않으면 이해도가 떨어져 재미가 반감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쉴 새없이 펼쳐지는 유혈 낭자한 액션에 상극의 성격을 지닌 두 주인공이 주고받는 티키타카 입담이 더해지면서 이 같은 단점은 어느 정도 불식된다. 극중 '데드풀'의 호언장담대로 부진에 빠진 MCU를 구해낼 메시아로 우뚝 설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으나, 적어도 MCU 팬들에게는 'MCU가 망하진 않겠구나'란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슈퍼배드 4
3편 이후 7년만에 돌아온 '슈퍼배드 4'에서 갓난아기 '그루 주니어'(맨 오른쪽)의 가세로 더욱 바빠진 악당 출신의 가장 '그루'(맨 왼쪽)는 고교 시절 라이벌이었던 빌런 '맥심'의 등장으로 위험에 처한다./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여전하지만 조금 진부해진 '몸 개그'의 향연, '슈퍼배드 4' = 천하에 둘도 없는 악당에서 순둥이 가장으로 거듭 난 '그루'와 그의 가족은 막둥이 '그루 주니어'의 탄생으로 바쁘지만 더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그루'의 고교 동창이자 빌런인 '맥심'의 등장으로 위험에 처한다.

3편 이후 7년만에 돌아온 '슈퍼배드 4'는 할리우드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1~3편과 스핀오프인 '미니언즈' 1·2편 합쳐 누적 흥행 수입이 무려 46억 달러(약 6조3793억원)에 달한다.

무성 영화 시대의 슬랩스틱 코미디에 청룽(성룡)의 전매특허인 아크로바틱 쿵푸를 더한 듯한 액션 장면 대부분은 전작들이 그랬듯이 아찔한 재미를 유발한다. 이와 함께 주연 못지 않은 조연 캐릭터 '미니언즈'가 '메가 미니언즈'로 변신한 뒤 남아도는 힘을 주체하지 못해 일으키는 소동은 '스파이더맨' 등과 같은 슈퍼 히어로물을 재치있게 패러디해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나 극의 흐름이 다소 중구난방인 탓에 집중도가 떨어진다. '그루' 가족과 '미니언즈', '그루'의 이웃집 소녀 '파피'를 둘러싼 이야기에 '맥심'의 복수극까지 담아내려다 보니 빚어진 결과다. 여기에 늘 반복되는 비슷한 구성의 '몸 개그'는 신선도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5편이 제작된다면 리뉴얼 급의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해 보인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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