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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물탐구] 구독·해외IPO 담금질… LG전자 ‘밸류업’ 속도내는 조주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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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5. 02. 16. 16:53

금성 입사후 수장 오른 35년간 LG맨
B2B 체질개선에도 주가·실적 아쉬움
외인 투자자 비율 30%대 유지 긍정적
주주환원도 집중…기업가치 제고 의지
LG전자 역대 CEO는 사업부장 출신들이 주로 맡았다. 가전·TV 등 본업을 잘 알아야 전사(全社) 조직을 이끌수 있다는 게 CEO 선임의 고려사항이었다. 역대 CEO 중 사업부장 출신이 아닌 이는 남용 전 부회장이 유일했다. 그래서 2021년 말 조주완 CEO가 선임됐을 때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조 CEO가 주요 사업부 출신이 아닌 '전략통'이기 때문이다. 조 CEO 선임 이후 LG전자는 '개별 사업은 사업부장이 맡고, CEO는 미래전략과 기업가치 제고에 충실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조 CEO는 시장에서 LG전자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 데 초점을 맞추는 등 '밸류업 전도사'를 자임했다.

올해로 4년차, '조주완 체제'의 성적표는 어떨까. 긍정과 부정이 혼재한다. B2C에서 B2B로 체질개선을 이룬 점은 높이 평가받지만, 실적과 주가 흐름은 좋지 않다.

◇'4년차 CEO' 조주완의 성과

조 CEO는 1987년 LG전자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해 35년 만에 CEO에 올랐다. 그는 재직 기간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근무한 '글로벌 전략통'이다. 2021년 CEO로 선임된 이후, 그는 LG전자의 체질개선을 추구했다. '7·7·7 비전'도 내놨다.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7%, 영업이익 7%, 기업가치 7배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핵심은 B2B로 체질개선이었다. '가전은 LG'라는 고정 틀에서 벗어나 B2B 중심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장사업과 냉난방공조(HVAC)를 키우고, 가전구독 서비스, 웹OS 플랫폼 사업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건 B2C 영역의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조 CEO 이후 B2B 중심 다양한 사업 확장을 추진했는데, 제품만 만들던 사업부장 출신이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明)이 있으면 암(暗)도 있는 법. 체질개선의 성과는 좀처럼 실적 및 주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LG전자 주가는 조 CEO 취임 당시인 2021년 12월 13만원대였다. 이후 부침을 거듭하다가 지난해 가을 10만원선이 깨졌고, 올 들어서는 7만~8만원대로 떨어졌다. '밸류업'을 강조해 온 조 CEO의 바람과는 먼 결과다. 지난해 실적도 좋지 않은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87조7282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영업이익은 3조4197억원으로 전년보다 6.4%가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2021년 5.2%에서 2024년 3.9%로 낮아졌다.

◇LG 밸류업 가시화 시점은?

부진한 밸류업은 '자기자본이익률(ROE)'로도 엿볼 수 있다. 2021년 6.32%였던 ROE는 조 CEO 취임 첫해인 2022년 6.61%로 상승했으나 2023년 3.69%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ROE는 6.3%대로 추정된다. 다만 주가흐름 약세를 오롯이 조 CEO 책임으로 돌리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그의 재임기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글로벌 물류비 급상승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와중에도 외국인 투자자 비율이 30%대를 유지하면서 LG전자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는 건 조 CEO의 성과로 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이 0.66배까지 내려갔는데 과거 P/B 0.6배 수준에서도 주가가 잘 버텨왔고, 이보다 더 내려간 적은 코로나19 팬데믹과 MC 사업부의 큰 적자가 났을 때뿐"이라며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은 낮고 지금까지의 불확실성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올해 영업이익률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하면서 주가가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올해 온라인·구독 사업 등을 확대하는 등 매출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또한 영업이익 하락을 막기 위해 생산지 운영 최적화를 통한 제조원가 및 물류비 개선, 시장 경쟁 비용 최적 투입 등을 추진 중이다. ROE도 오는 2027년까지 10% 이상을 목표로 한다.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해선, 내년까지 당기순이익의 25% 이상을 배당하고, 올해 자사주 76만1000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여기에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해 자산가치도 높일 방침이다. 양승수 연구원은 "인도 IPO를 통해 LG전자로 유입되는 자금이 주주환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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