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대응… 구심점 된 최태원
사절단 후 TPD로 다른 인물과 교류
하반기 APEC 위원장으로 행보 지속
|
17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번 주 내내 워싱턴D.C.에 머물며 트럼프 정부와 소통하고 네트워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을 넘어 국가 경제의 활로를 여는 방향의 미국 출장이다. 현지에서 사절단은 한국의 대미 투자액이 트럼프 1기부터 2023년까지 1600억 달러(약 231조원)를 기록하는 주요국 중 1위이며, 미국 내 83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한 점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응에 결국 기업들이 나선 것이다.
업계는 그동안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 활동 등으로 한국 재계의 맏형 역할을 해온 만큼 일련의 일정에서도 글로벌 경제해법을 제시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백악관 관계자 누구를 만나느냐가 이번 일정의 핵심이다. 이들과 트럼프 행정부 2기 동안 추진할 경제·산업 정책을 논의하고, 한국 기업들의 대미 액션플랜을 소개한다. 우리 기업들의 계획을 처음부터 공유해 적극적으로 미국 정책에 맞춰가겠다는 의지의 표시이기도 하다.
사절단은 미국이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예외 없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발표가 나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파견되는 것이다. 일본은 미국 정부에 이미 자국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요청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나, 한국은 기업들이 동분서주하고 있다. 최 회장을 구심점으로 움직이는 그림이다.
이 외에도 이번 주 최 회장의 시간표는 빼곡하다. 사절단 일정 후 21~22일에는 워싱턴D.C. 살라맨더 호텔에서 열리는 최종현학술원 주최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참석해 경제협력 구상을 제시한다. 이곳에서도 한미일 3국의 핵심 인물들이 올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한국의 경제 청사진을 홍보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최근 우리 경제를 두고 '세 개의 폭풍을 앞에 뒀다'고 표현했다. 무역전쟁, 인플레이션, AI,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졌다. 이 내용은 지난 12일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은 전 정권의 경제 수장들을 초청해 토론한 자리에서 나온 말로, 이 자리에서 원로들은 대한상의가 법정 경제단체인 만큼 정부와 민간을 잇는 가교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기업의 명운이 달린 AI와 관련해서는 지난해부터 미국 출장을 통해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만났으며, 올해도 연초부터 글로벌 CEO들과의 만남에 빠지지 않았다. 3년 연속 찾은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사업을 논의해 화제를 모았으며, 이달 초에는 방한한 올트먼 CEO를 계열사 사장들과 다시 만나 40여분간 대화했다.
오는 하반기에는 경북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이와 관련 행보도 예상된다. 앞서 최 회장은 2025 APEC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으며, APEC CEO 서밋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