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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제철보국 ①]인도 이어 美에 눈 돌린다… 포스코 ‘현지생산’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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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2. 17. 18:02

국내시장 성숙기… 해외시장 정조준
작년 인도·인니 등 해외서 20조 매출
美 관세 압박 현실화 속 상공정 검토
장인화 "완결형 현지화 전략 성과를"
장인화 회장이 취임 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이제 3월 12일부로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철강에 25% 관세가 매겨진다. 가뜩이나 값싼 중국산 철강의 범람에 힘든 시점, 포스코가 새로운 영업환경 속에서 고민이 깊다. 글로벌 거점을 만들어 대응하는 현지 맞춤형 전략, 탄소 다배출 업종의 한계를 벗는 초격차 '수소환원제철'을 완성하는 길이다. <편집자 주>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제품에 일괄적으로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직후, 가장 먼저 시선이 쏠린 건 우리 기업들의 미국 현지 생산시설 보유 여부다. 트럼프가 '미국 제조업 부활'을 강조하고 있어, 현지 생산시설은 관세 장벽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포스코는 아직 미국 내 제철소는 없지만 기업 합작 등의 방법으로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수출을 넘어, 현지 법인을 통해 고객사 대응력과 가격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장기 계획의 일환이다.

17일 포스코는 지난해 인도, 인니 등을 비롯한 해외 법인에서 총 20조71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철강 사업 매출 62조 원 중 약 삼 분의 일이 해외 법인에서 나온 셈이다.

포스코는 향후에도 인도와 동남아시아, 미국 등 성장시장에서의 사업 확장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산 저가 물량공세로 해외 법인 수익성 역시 타격을 입고 있지만, 포스코에 있어 글로벌 사업 확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옵션이다. 국내에선 전방인 건설, 자동차, 기계사업 등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해외 시장을 새 먹거리로 삼는 것이다.

특히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할 카드는 '현지 생산시설'이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들지만, 물류비를 절감하고 현지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세심하게 파악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 최근에는 보호무역 정책에 대응해 관세를 피할 수 있는 방책으로도 주목받는다.

최근 최대 철강 시장 중 하나인 미국은 자국의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관세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앞서 연간 263만t의 한국산 철강제품에 한해 적용하던 무관세 쿼터제를 철회하고, 모든 수입산 철강제품에 25%의 관세를 일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포스코의 미국 현지 생산시설 확보 계획에도 이목이 쏠린다.

포스코는 현재 미국 내 선재 가공센터인 포스코 AAPC를 운영하고 있다. 앨라배마주와 인디애나주에서 판재와 선재를 가공하는 공장이다. 이에 더해 현지 기업 합작 등 방법으로 제철소(상공정) 건설 등을 검토 중이다. 상공정이란 철광석을 녹여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반제품인 슬래브, 블룸, 빌렛 등을 만드는 과정이다. 우리 정부와 철강업계가 힘을 합쳐 대응하고 있으나, 결국 미국의 관세 압박이 장기화 혹은 강화한다면 현지 제철소 건설 계획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 철강 기업들이 '땅'을 제공하는 미국 주 정부 등과 여러 방면에서 대화하고 있다"면서 "해외 생산시설 확보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지속 검토되어온 건이지만, 미국 트럼프 정권이 집권한 이상 관세를 피한다는 이점도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포스코는 미국 외에도 인도 등 글로벌 성장 시장을 지속 공략하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 철강업계 1위 JSW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생산능력 500만톤 이상인 제철소를 지을 방침이다.

일각에선 대규모 철강 수입 국가인 미국이 무역 장벽을 높이면 길 잃은 철강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에 쏟아져 나와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이어 또 다른 철강제품 가격 하락 위협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 시장인 인도 시장 선점은 수익성 방어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철강 분석 기관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에 따르면 인도의 철강 수요는 연 평균 7% 증가할 예정이다.

반중정서가 강해 값싼 중국 철강재와의 경쟁 부담도 적다는 이점이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내에서 생산한 소재를 해외 생산 기지로 수출하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인도와 북미 같은 글로벌 성장 시장에서 소재부터 제품에 이르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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