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로 "좋은 주인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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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업계 관심은 HMM 민영화에 쏠려 있다. 일각에서 '매각을 미루는것 아니냐'는 오해도 받지만 안병길 해앙진흥공사 사장은 "채권단 체제를 빨리 졸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HMM 뿐만 아니라 중견·중소 선사부터 다양한 해양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HMM은 최근 새 경영진을 선임하고, 경영 정상화를 거의 마쳤다는 평가다. 나아가 글로벌 선사로 도약을 꿈꾸는 만큼 해진공은 주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7일 서울 여의도 해운협회 빌딩에서 안병길 해양진흥공사 사장 간담회가 열렸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안 사장은 취임 직후 5대 중장기 과제를 제시, 글로벌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안 사장은 이와 관련해 "HMM 매각에 소극적이라는 점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오히려 빨리 채권단 관리를 마치고 싶은 마음"이라며 "HMM 자체가 사기업이기도 하지만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좋은 주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진흥공사는 2016년 한진해운이 파산하고, 현대상선(현 HMM)도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돌입해 있는 상황에서 해운업 재건을 위해 출범했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영구채를 발행하며 현대상선에 자금을 조달하고 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해진공은 HMM 지분 33.32%를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등을 겪으며 해운업이 호황기에 접어들고, HMM 또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기반으로 재건에 성공해 경영 정상화 수순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지분 매각을 추진하며 민영화를 추진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과의 이견에 최종 결렬된 바 있다.
안 사장은 또 "우리나라가 항만 등 글로벌 수위권의 해양 산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가 약하다고 본다"며 "글로벌 해양 강국이 되기 위해선 이러한 소프트웨어 역량 등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HMM 매각이 빨리 이뤄져야 중소, 중견 선사에 대한 지원이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데 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매각 방향이나 시점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안 사장은 "산업은행과 해진공 모두 내부적으로는 매각 관련해 논의하고 있지만 방향이 좀 정해져야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양진흥공사는 해양 산업의 관점에서, 산은은 금융 쪽의 관점에서 보는 시각이 다른 점은 있지만 이를 고려해 최적의 매각 방안을 찾아재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SK해운 해운 원유선과 벌크 사업부문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며 인수 시 기업가치가 높아져 매각이 어려워 질 것이란 시각에 대해선 "사업 측면에서 보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HMM 경영진이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해양진흥공사는 주로 해양산업 관련한 금융 공급에 주력했던 데에서 나아가, 디지털 전환 및 국제 해운 거래소 설립 등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안 사장은 특히 친환경 선박이나 특수선, 폐선가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거래하는 국제해운거래소 사업 구체화가 글로벌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HMM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새 경영진을 선임했다. 이사회는 최원혁 전 LX판토스 사장을 새 사장 후보로, 이정엽 HMM 전무를 새 사내이사 후보로 선임했다. 안 사장은 이에 대해서도 "현 경영진이 좋은 성과를 내면서 연임도 한 차례 하신 만큼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게 바람직하다고 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회사는 오는 26일 주주총회애서 신규 경영진 선임안을 의결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