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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 ETF 'PLUS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24일 상장 이후 지난 7일까지 74.4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삼성그룹' ETF의 수익률은 2.87%에 그쳐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4.61%에도 못 미쳤다.
한화그룹 ETF의 고공행진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수혜주로 꼽히는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이 ETF에 집중 편입된 결과다. 해당 ETF는 상위 3개 종목인 한화오션(27.76%),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12%), 한화시스템(10.66%)이 전체의 63.54%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 해군과의 협력 가능성이 제기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K9 자주포 등 지상무기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내 태양광 통합단지 구축을 통해 미국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렇게까지 오를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해당 ETF가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는 종목들이 모두 트럼프 수혜종목들인데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져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그룹 ETF의 경우 삼성전자 24.38%, 삼성바이오로직스 15.93%, 삼성화재 9.57%, 삼성물산 9.12% 등 순으로 담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올해 0%대 수익률을 보이면서 가격 상승에 제한이 있었다.
한화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ETF 수익성 역시 차이가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12월 24일부터 2025년 3월 7일까지 PLUS 한화그룹 ETF는 3103억원, KODEX 삼성그룹 ETF는 1776억원의 거래 대금을 기록, 한화 ETF가 약 1.75배 많았다. 총보수는 한화 ETF(0.19%)가 삼성 ETF(0.25%)보다 낮지만, 거래 대금을 고려한 총보수 수익은 한화가 약 1.33배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ETF 가격상승으로 인한 평가액 증가까지 더하면 한화자산운용은 해당 ETF를 통해 삼성자산운용보다 약 1.3배에서 1.7배 사이 더 많은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그룹 ETF는 전망도 좋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을 연결 편입할 예정으로 방산·조선·해양 분야에서의 시너지 창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자회사 가치 증가가 지주회사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뿐만 아니라 자체 사업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삼성 그룹 ETF 역시 분위기 반전의 여지는 있다.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 '큰 손' 들은 최근 한달간 삼성전자를 2780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두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포스코홀딩스의 1182억원보다 2배 이상 높고 3위 SK하이닉스의 782억원보다 2.5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또한 392억원 순매수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 종료는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의미하며,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추가 계획 발표나 인수·합병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