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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재개하는 한전·가스공사…부채부담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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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림 기자

승인 : 2025. 03. 10. 17:30

한전 4년만, 가스공사·한난 3년만에 배당재개
실적 개선 덕분…무리한 배당 지적도 나와
한전 지난해 부채 3조 증가, 가스공사도 미수금 ↑
한전과 가스공사 ROE 개선됐지만, 재무위기
한전 전경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수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막대한 규모의 부채와 미수금 등 재무위기를 겪고 있어 무리한 배당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4년 만에, 가스공사·지역난방공사는 3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기로 했다. 한전은 주당 213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1367억원 수준이다. 가스공사는 주당 1455원으로, 총 배당금 규모는 1269억원이다. 한난 역시 주당 3879원, 배당금 총액 449억원을 결정했다. 이로써 주요 에너지 공기업들이 모두 배당을 실시하게 됐다.

이들이 배당을 재개한 이유는 지난해 실적이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지난해 연결기준 8조348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한전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국제 연료 가격 하락에 더해 수차례 전기요금을 인상하며 전기판매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스공사 역시 지난해 연결기준 1조14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난은 지난 2023년부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를 기록 중이다.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가장 중요한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대폭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전의 ROE는 8.7%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12.5%에서 개선된 수치다. 가스공사 역시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ROE를 11.3%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7.7%에서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여전히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만큼 배당 재개는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한전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총 부채는 205조18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전년보다 2조731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205조원에 달하는 총부채 중 132조5000억원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된 차입금이다. 이 중 올해와 내년에만 각각 35조4000억원, 26조1000억원의 상환이 예정돼 있다.

가스공사 역시 지난해 1조369억원 규모의 민수용 미수금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기준 가스공사의 민수용 미수금은 14조476억원으로 불어났다. 2021년만 해도 민수용 미수금은 1조7656억원에 불과했다. 미수금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연료를 공급한 경우 향후 받을 '외상값'을 장부에 기록한 금액을 말한다. 사실상 '부채'인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 내부에서는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이유로 무리한 결정을 내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국세수입은 336조5000억원으로 예산 대비 30조8000억원가량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56조4000억원 규모의 세수펑크에 이어 2년 연속 세금이 덜 걷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세수결손을 메우기 위해 과도한 배당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한전, 가스공사 등 공기업들이 경영난을 겪는 상황에서 배당을 하기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한전과 가스공사 내부에서는 아직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 관계자는 "아직 밸류업 계획 관련 보고서 작성은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도 "밸류업 계획 발표 예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장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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