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아닌 우발적…신변 풀어줘야" 주장
재판부, 가담자 63명 1차 공판기일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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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김우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서부지법 난입 사태 가담자들에 대한 공판에서 "이런 사건을 많이 처리해 본 사람으로서 보통 100명 연행되면 5~6명 정도가 구속되는 것이 관행"이라며 "지금은 200명이라고 해도 90명 가까이 구속됐다. 과도한 구속"이라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이어 "구속 두 달이 넘었다. 사안을 중하게 본다고 해도 과하다"며 "계획적인 범행은 없고 우발적인 것이다. 신속 판단하셔서 신변을 풀어주고 재판을 진행해 나갈 것을 간곡히 건의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총리가 발언을 마치자 피고인들의 가족들이 앉아있던 방청석에선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재판부는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서부지법 사태 가담자 16명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 지난 1월 발생한 서부지법 난입 사태 관련 가담자 63명 중 남은 16명의 첫 공판이다.
재판부는 피고인 수가 많은 점을 고려해 인원을 나눠 순차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23명, 17일 24명의 재판이 열린 바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다중의 위력으로 서부지법 경내 혹은 건물에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황 전 총리와 함께 출석한 변호인들은 대부분의 피고인이 법원 후문을 강제로 개방하지 않았으며 다중의 위력을 보이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피고인 박모씨의 변호인은 "공소장에 기재한 바와 같이 출입문 통해 2층까지 진입한 사실 자체는 인정한다"면서도 "후문 강제 개방에 개입한 바 없고 진입 당시 법원 경내에 들어가는 것에 일체 제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피고인 장모씨의 변호인도 "피고인이 후문 쪽 마당에 들어간 시간은 새벽 5시 반 경으로 아무도 없던 상황이었다"며 "잠깐 들어갔다 나온 것을 다중의 위력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사건 피해지인 서부지법이 재판을 맡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인사이동 후 사건이 배당되었기에 재판은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 답변했다.
한편 이날로 서부지법 난입 사태로 기소된 피고인 63명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