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신용, 10년간 연평균 100조원 증가
"부동산 의존 줄이고, 기술·산업 자금 유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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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은 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부동산 신용집중: 현황,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을 주제로 공동 정책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부동산 중심의 신용 흐름을 생산적 부문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했다.
이날 한은 금융시장국은 부동산 부문의 과도한 신용 공급을 두고 금융안정의 리스크일 뿐 아니라 성장 잠재력을 잠식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부동산 신용 규모는 1932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민간신용의 49.7%에 해당하며, 2014년 이후 10년간 연평균 100조원 넘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증가세는 2015년~2016년, 2020년~2021년 시기 두드러졌으며, 최근 금리 인상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 구조조정 등으로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다른 부문에 비해 증가폭이 큰 상황이다.
가계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중심으로, 기업은 부동산·건설업 중심의 대출과 PF를 통해 신용을 늘렸으며, 비은행권 역시 규제 회피와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부동산 대출을 확대했다.
문제는 이 같은 부동산 중심 신용확대가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한은 실증 분석에 따르면, 부동산 부문에 신용이 집중될수록 민간신용의 GDP 성장 기여도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이 생산성이 낮은 부동산업에 머물면서 전체 성장 여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쏠림이 고착된 배경에는 금융기관의 구조적 유인도 작용했다. 은행은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에 집중했고, 비은행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부동산 기업대출을 확대해왔다. 여기에 정책금융과 국제결제은행(BIS) 자본규제 등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이러한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단기적·중장기적 대응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부동산 신용 증가세를 적정수준 이내 관리 및 생산적 기업대출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신용공급 전반의 체계를 개편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