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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부처님오신날 불자라면 ‘불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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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04. 08. 10:29

불교문화콘텐츠에 비해 교세는 약화
잠재적 수요에 비해 문턱 높은 탓
'불경'으로 가르침 접하는 시간 갖길
불경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와 초기 경전을 한 권으로 정리한 '불경'./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의눈
한 달이 지나면 부처님오신날이다. 부처님오신날은 연등행렬 및 봉축법요식 등과 같은 행사가 가득한 잔칫날이다.

분명 불자(불교 신자)에게는 기쁜 날이지만 부처님오신날을 맞는 불교계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회원종단 29개 현황을 파악한 결과, 사찰과 승려 수가 10년 전에 비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불교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의 경우 2012년 212명에 달했던 한 해 출가자 수가 2023년 84명으로 급감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불교 교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얼핏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는 2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박람회 기간 각 부스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람들이 불교문화콘텐츠에 이처럼 열광하는 데 정작 사찰과 승려 수는 줄고 있다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필자는 불교에 대한 잠재적 수요는 풍부한 데 반해 불자가 되는 문턱이 높은 탓이라고 본다. 특히 일반인에게 불교는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기독교와 이슬람은 성경과 꾸란 한 권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그러나 불자들은 팔만대장경 안에서 길을 잃고 있다. 특별히 신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성경책 한 권만 보는 기독교인도 복음이 뭔지 전할 수 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는 구원자이며, 예수님으로 인해 죽음에서 부활의 희망을 얻었다"란 한 문장으로 자신의 믿음을 설명한다. 그러나 불자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불교의 가르침이 심오하고 방대하다는 측면도 있지만, 불교의 핵심을 한 권으로 정리한 경전이 없었다는 점도 있다.

불광출판사에서 최근 낸 이중표 교수의 '불경'은 이러한 고민을 담은 책이다. 부처님의 생애와 교단 성립, 그리고 초기 경전인 4부 니까야(아함경)·법구경으로 구성된 이 책은 불교계의 성경책이 되자는 목적으로 출판됐다. 한국 사찰 대부분은 후대 불교 교리가 발전된 결과물인 대승경전을 신행의 근간으로 하는 데 비해 이 교수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육성에 가장 가까운 초기 불교 경전만 다뤘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를 통해 교단의 발전사를 이해하고 그가 어떤 문제의식으로 무엇을 가르쳤는지 핵심을 알자는 의도다.

부처님오신날은 부처님과 만나는 날이다. 열반을 앞둔 석가모니 부처님은 가르침(法)이 부처니 가르침에 의지하고 방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불자라면 부처님오신날 '불경' 한 권 읽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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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각 이중표 편역 '불경' 안에 수록된 경전들./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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