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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관광, 글로벌로 가려면 현실적 규제 개선 우선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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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자

승인 : 2025. 05. 14. 18:01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광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세미나' 개최
사본 -코스포 세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제공
관광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과 성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은 13일 서울 광화문 버텍스홀에서 '관광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과 성장을 위한 세미나-로드 투 글로벌'을 개최하고 국내 관광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과정의 제도적 제약과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석호 데이트립 대표, 권용근 페어플레이 대표, 석영규 올마이투어 대표, 배인호 트래볼루션 대표 등 관광 분야 스타트업 대표들이 참여해 각 사의 글로벌 진출 경험과 애로사항을 공유했다. 선문대학교 글로벌관광학과 임형택 교수의 주제 발표와 함께 이훈 한양대학교 국제관광대학원장이자 국회관광산업포럼 공동대표가 모더레이터를 맡아 실질적인 정책 제언 중심의 패널토의가 이어졌다.

대표적인 문제로는 한국에서의 구글맵 기능 제한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외국인 관광객의 대다수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구글맵이 한국에서는 정밀지도 데이터 반출 제한 규제로 인해 도보 이동 경로 안내, 세부 장소 검색, 축적 확대 기능 등이 작동하지 않아 실질적인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관광산업에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설계하는 경우 구글맵 기반이 사실상 필수인데, 국내에서는 이를 사용할 수 없어 결과적으로 국내용 서비스와 해외용 서비스를 별도로 개발해야 하는 이중 작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결제 시스템 역시 외국인 대상 서비스 확대의 큰 걸림돌로 꼽혔다. 올마이투어와 트래볼루션 등 인바운드 중심 기업들은 외국인 고객이 온라인 결제를 시도할 경우 공인인증, 주민번호 입력 등 번거로운 절차로 인해 결제 실패율이 높고 이탈률도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지에 해외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결제 시스템인 스트라이프(Stripe) 등을 우회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제도가 글로벌 사용자 기반 서비스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관광 산업에서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 규제가 존속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예컨대 플랫폼 기반 관광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도 여전히 사무실 배치도를 요구하는 등록 요건이 적용되고 있으며, 지자체별로 관광 앱을 중복 개발하면서 민간에서 이미 운영 중인 플랫폼과 기능이 겹치고 있음에도 예산이 이중 투입되는 등의 비효율도 빈번하다는 것이다.

패널토의에서는 관광 스타트업이 글로벌 OTA와 경쟁에서 공정한 출발선조차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공기관이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API나 관광 정보 데이터는 글로벌 OTA에는 개방되어 있으면서도, 국내 스타트업에게는 동등한 접근 기회가 제공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광 관련 스타트업들은 공공이 민간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생태계 전반의 개방성과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제언도 제시됐다. 정밀지도 반출 제한 완화, 글로벌 지도 서비스와의 호환 허용, 외국인을 위한 간편 결제 시스템 도입, 플랫폼 기반 스타트업에 맞춘 등록 제도 개선, 관광 공공 데이터 개방 및 민간 연계 확대 등이 주요 과제로 꼽혔다. 또한 관광 스타트업을 수혜 대상으로 보는 관점을 넘어서 정책의 기획과 집행 과정에서 '파트너'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함께 나왔다.

이훈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원장 겸 국회관광산업포럼 공동대표는 "관광 스타트업은 디지털 관광 산업의 선도자이자, 한국 관광의 글로벌 경쟁력을 떠받치는 핵심 주체"라며 "정부는 지원자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 협력자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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