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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고용’ 복합위기 빠진 韓경제… 0%대 성장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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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기자

승인 : 2025. 05. 14. 17:31

KDI, 올 성장 전망 0.8%로 '반토막'
글로벌 관세 타격 상품수출 0.4% ↓
건설투자·취업자도 감소 내수심리 위축
정부 "중기·소상공인 경영안전 지원"
올해 한국 경제의 0%대 성장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발(發) 관세 여파로 인한 수출 둔화, 정치 불안에 따른 내수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정부도 관세 피해와 내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14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8%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월 제시한 전망치(1.6%)의 절반 수준이다. KDI 전망치는 앞서 발표된 정부(1.8%)와 한국은행(1.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5%), 아시아개발은행(ADB·1.5%), 국제통화기금(IMF·1.0%)의 전망치보다 크게 낮았다. 해외 투자은행(IB)의 시각과는 비슷했다. 골드만삭스, 시티 등 IB 8곳의 평균 전망치는 4월 말 기준 0.8%로 집계됐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가 성장률을 낮추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지난달 대(對)미국 수출은 미국 관세정책 영향 등으로 1년 전보다 6.8% 줄며 석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달 1∼10일에도 30.4% 급감하며 감소 폭을 더욱 확대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관세 부과 등 대외 충격의 영향이 성장률을 0.5%포인트(p) 낮췄다"면서 "2월 전망 당시에는 관세 인상이 이렇게 빨리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KDI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따라 통상 불확실성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수출 여건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상품 수출 증가율이 상반기 -0.7%·하반기 -0.2%를 기록해 올해 총 0.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 불안에 따른 내수 심리 위축도 성장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KDI는 내수 부진 등 대내 여건이 성장률 전망치를 0.3%p 끌어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설투자는 지난해 -3.0%에 이어 올해도 -4.2%로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도 1.7% 증가에 그치는 등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관련 업종의 취업자 수도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2만4000명 감소하며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가장 많이 줄었고, 건설업 취업자 수도 15만명 줄며 지난해 5월부터 12개월째 감소세다.

이에 정부도 관세 영향이 우려되는 중소기업에 대한 추가 지원에 나섰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합의에도 불구하고 아직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관세 피해와 내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이 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대미 수출기업의 경영 안정과 물류 지원을 위해 위기극복 특례보증 4조2000억원, 긴급경영자금 4000억원도 추가로 공급한다. 신시장 진출자금 1000억원과 해외인증 획득비용 1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의 신시장 개척 역량 강화도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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