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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알샤라 시리아 대통령 첫 회담...제재 해제로 13년 전쟁 시리아 복구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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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5. 15. 06:50

미-시리아 정상 25년만 첫 회담
트럼프, 시리아 제재 해제...시리아 화폐 가치 60% 급등
해외 거주 시리아인·튀르키예·사우디 등 투자 탄력
알샤라, 미국의 석유·가스 분야 투자 요청
USA SYRIA MEETIN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왼쪽)이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이번 회담을 중재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UPI·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 순방 이틀째인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과 처음으로 만났다.

미국 대통령과 시리아 정상의 25년 만인 이날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시리아에 대한 모든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깜짝 발표한 후 이뤄졌다. 회담은 30분 조금 넘게 진행됐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US-PRESIDENT VISITS SAUDI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왼쪽), 그리고 이번 회담을 중재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UPI·연합
◇ 트럼프-알샤라 시리아 대통령 첫 회담...양국 정상 25년만 만남
트럼프, 시리아 제재 해제...알샤라, 미국의 석유·가스 분야 투자 요청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중재로 2020년 9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모로코의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 '아브라함 협정'에 시리아가 참여하라고 촉구했고, 알샤라 대통령은 참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미국 백악관 풀기자단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에게 '사태가 수습되면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그는 '네'라고 답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모든 외국 테러리스트의 추방 △ 미국의 ISIS(이슬람국가·IS) 재기 저지 지원 △ 미국 지원 쿠르드군이 운용하는 시리아 북동부 ISIS 수용소에 대한 책임 이행 등을 요구했다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알샤라 대통령은 1974년 시리아-이스라엘 휴전 합의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테러 대응과 화학무기 제거에 대해 미국과 뜻을 같이했고, "미국 기업이 시리아의 석유·가스 분야에 투자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레빗 대변인은 밝혔다.

이날 정상회담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동석했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카타르로 이동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알샤라 대통령이 "젊고 매력적이며 억센 남자이고 아주 강한 과거를 가진 전사"라며 "그는 상황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진정한 기회가 있고, 그와 친하게 지내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가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USA SYRIA MEETIN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UPI·연합
◇ 미 제재 해제, 13년 전쟁 시리아 복구 청신호...시리아 화폐 가치 60% 급등
해외 거주 시리아인·튀르키예·사우디 등 시리아 투자 탄력

미국의 제재 해제는 시리아 복구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경제 규모는 2011년 시작된 내전 이후 절반 이하로 축소됐고, 복구에는 최소 2500억달러(352조1300억원)가 필요하다는 추산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가 전했다. 인구 약 90%, 2300만명이 빈곤에서 탈피하는 데만 수백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24년 장기 집권했던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이 지난해 12월 붕괴됐지만, 시리아는 국제은행 시스템에서 차단돼 수출 대금과 외국인 투자금을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연료부터 의약품까지 다양한 일상 물품이 부족하고, 스마트폰 업데이트도 어려우며, 많은 웹사이트가 시리아 IP 주소를 차단하기 때문에 가상 사설망(VPN)을 이용해야 하는 등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1979년 레바논 내전에 개입하고,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원했다며 시리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면서 3개의 제재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실종된 미국인 구출과 알아사드 정권이 보유한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등 제재 해제 조건이 대부분 실현되지 않았지만, 해제를 선제적으로 단행했다.

이에 시리아 파운드화 가치가 13일 저녁 60% 급등하는 등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환율 시장에서 달러당 1만2600에 거래됐던 파운드화는 이날 9000~9500 사이에 거래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2011년 내전 전에는 달러당 47파운드였다.

미국의 대(對)시리아 제재가 해제되면 시리아의 새로운 통치자들이 자유시장 정책을 추구하고, 알아사드 가문이 53년간 통치하면서 채택한 국가 주도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시리아 경제가 근본적으로 재편될 것이
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시리아 디아스포라(해외 거주자)·튀르키예, 그리고 과도 정부를 지지하는 사우디 등 걸프 국가들로부터 투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길이 열려 13년간 전쟁으로 황폐해진 시리아 경제에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UAE에 거주하고 있는 억만장자 시리아 사업가인 가산 아부드는 시리아의 예술·문화·교육 활성화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국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다른 시리아인들도 같은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부드는 "제재 위험 때문에 시리아에 와서 일하는 것이 두려웠는데, 이제 그것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며 "먼저 어떤 식으로든 국가 재건을 돕고 싶고, 둘째 오늘 심은 씨앗이 좋은 수익률을 가져올 수 있다는 두가지 이유로 시리아 시장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APTOPIX Trump Mideast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오른쪽)가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다./AP·연합
QATAR-US-DIPLOMAC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가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AFP·연합
◇ 트럼프, 카타르서 1조2000억달러 경제교류 창출 합의 서명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동 순방 2번째 방문국인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와 정상회담을 한 후 안보 협력 강화와 미국의 대카타르 대규모 수출 및 투자 유치를 주고받는 패키지 합의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에서 최소 1조2000억달러(1678조원) 가치의 경제교류를 창출하는 합의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세부적으로 보잉과 GE에어로스페이스가 카타르항공과 960억달러(135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미국산 보잉 787 드림라이너와, GE에어로스페이스 엔진에 의해 구동되는 보잉 777X 등 항공기 210대를 카타르가 구매하는 계약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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