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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박대준 대표를 단독 대표로 선임해 경영 전반을 총괄하게 됐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4년간 강한승 대표(경영관리 부문)와 박대준 대표(신사업 부문)의 쿠팡의 각자대표 체제에서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셈이다. 쿠팡은 추후 이사회를 열어 박 대표를 쿠팡㈜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쿠팡은 선임 배경에 대해 "박 대표는 AI 물류혁신을 바탕으로 전국 로켓배송 확대와 대규모 일자리 창출 등 쿠팡의 혁신 신사업과 지역 인프라 개발을 이끌어왔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2012년 쿠팡에 합류한 '원조 쿠팡맨'이다. 2019년에 쿠팡 정책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대표까지 역임하며, 최장수 쿠팡 임원으로 통한다. 박 대표는 지난 13년간 수도권을 넘어 호남권과 경상권, 충청권, 제주도 등 전국에 AI기술 기반 풀필먼트 인프라 확대를 주도해왔다.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의 AI 기술 기반 로켓배송 물류센터 인프라 투자를 이끌어왔다.
대표적으로 전국 곳곳에 추가 3조원의 물류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지난해 광주광역시에 축구장 22개 규모의 호남권 최대 첨단물류센터(2000억원 투자)를 준공했다. 광주 물류센터는 자율운반로봇(AGV) 등 AI 자동화 설비 기반으로 운영했다.
쿠팡은 AI기술 기반으로 2026년까지 전국 9개 물류센터에 3조원을 추가 투자, 전국 5000만 전국민에 무료 로켓배송 시대를 만들 계획이다. 쿠팡이 AI와 자동화 기술 투자를 확대하는 흐름 속에서 박 대표는 AI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인사로 쿠팡의 청사진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도 회사의 차세대 혁신은 AI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의장은 지난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자동화 풀필먼트 및 물류 인프라 비율을 2배 늘렸지만, 아직 자동화 인프라 비율은 10% 초반에 불과하다"며 "로보틱스와 매일 수조 건의 예측을 수행하는 AI는 다음 혁신의 물결로 더 높은 수준의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사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쿠팡 안팎에서는 "6조원대 누적 적자로 로켓배송이 '1~2년 안에 망한다'는 손가락질을 받는 시절부터 쿠팡에서 위기극복과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온 대표적인 쿠팡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쿠팡의 경영관리 부문을 이끌던 강 대표는 북미지역 사업 개발을 총괄해 해외사업 지원 업무를 담당한다.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대만 로켓배송,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만큼 강 대표는 한국 쿠팡 대표직에서 물러나 해외 사업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