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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반란’ 시위 진압에 주방위군 이어 해병대까지 동원...과격 시위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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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6. 10. 08:51

헤그세스 국방장관 "해병대 700명, LA 배치"
'반란' 시위 프레임 강화
뉴섬 캘리포니아주 지사 "트럼프 주방위군 배치 명령 위법, 소송 제기"
트럼프 "뉴섬 체포 지지"
USA-MIGRATION/PROTEST-LOS ANGELES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주방위군 및 경찰이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치하고 있다./로이터·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미국 해병대원 약 700명이 9일(현지시간)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가 4일째 벌어지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전격 배치됐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연방 법 집행관과 연방 건물에 대한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펜들턴기지 주둔 약 700명의 현역 해병대가 질서 회복을 위해 LA에 배치되고 있다"며 "우리는 개빈 뉴섬(캘리포니아주 지사)은 그렇지 않다고 해도 연방법 집행관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USA-MIGRATION/PROTEST-LOS ANGELES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주방위군 및 경찰이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한 시위자가 멕시코 국기를 흔들고 있다./로이터·연합
◇ 헤그세스 국방장관 "해병대 700명, LA 배치"...주방위군 이어 현역군 배치로 시위에 강경 대응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전날 엑스를 통해 LA에서 폭력이 계속될 경우 현역 병력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인근 펜들턴기지의 해병대가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고, 국방부도 "캘리포니아주 트웬티나인 팜스의 제7해병대 제2대대 소속 약 500명이 국방부의 연방 재산 및 인력 보호 능력을 보강하고,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배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이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해병대 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추가 방위군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라고 CNBC방송이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2000명의 주방위군 배치를 명령했고, 이 가운데 전날 약 300명을 포함해 이날까지 1000명이 배치됐다고 AP통신이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USA-MIGRATION/PROTEST-LOS ANGELES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캘리포니아주 깃발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로이터·연합
◇ 뉴섬 캘리포니아주 지사 "트럼프 주방위군 배치 명령 위법, 소송 제기"...트럼프 "뉴섬 체포 지지"

하지만 해병대 배치가 뉴섬 주지사와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방위군 배치 명령이 위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한다고 발표한 후 전격적으로 이뤄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국경 문제 총괄 담당자인 톰 호먼이 뉴섬 주지사를 체포할 경우 지지할 것이라고 말한 것 등을 감안하면 해병대가 ICE의 법 집행에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헤그세스 장관은 엑스에 "주방위군과 해병대는 필요한 경우 이민세관단속국(ICE)과 함께 할 것"이라고 썼다.

톰 호먼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불법 이민 단속을 방해하면 뉴섬 주지사와 카렌 배스 LA시장 등을 체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이에 뉴섬 주지사는 MSNBC에 "날 쫓아와서 체포하라. 빨리 끝나자고, 거친 녀석아(tough guy)"라고 응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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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업인들과의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라운드 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를 제이슨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왼쪽부터)·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마이클 델 델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CEO)가 경청하고 있다./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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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사가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컴튼의 클린턴 초등학교에서 문해력 코치 배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군 통수권자 트럼프, 주방위군보다 해병대에 더 직접적인 권한...'반란' 시위 프레임 강화

아울러 해병대 배치는 주방위군 배치의 근거인 시위의 '반란' 성격을 강조하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배치 명령의 근거로 '미국 정부의 권위에 대한 반란 또는 반란의 위험'이 있는 경우 연방군을 동원할 수 있다는 1807년 제정 군대법 제10장의 조항을 제시했지만, 뉴섬 주지사 등은 대통령이 그러한 파병을 명령하기 전에 해당 주 지사와 조율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대통령이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동원한 것은 1965년 린드 존슨 대통령이 민권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앨라배마에 군대를 보낸 이후 처음이다.

해병대 배치의 근거는 1792년에 제정된 반란법인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은 군이 민간 법 집행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1794년 위스키 반란과 남북전쟁 직후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 큐클럭스클랜(KKK) 부상과 같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발동됐고, 가장 최근 사례는 1992년 LA 폭동 때 캘리포니아주 지사의 요청으로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발동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대의 역할을 명시한 제10장과 헌법상 군 통수권자로서 주방위군보다 해병대에 대해 더 직접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일부 시위대가 팔레스타인과 멕시코 국가를 들고 행진하고 있는 것도 트럼프 행정부에게 '반란' 프레임 강화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7일 엑스에 "외국 깃발을 든 반란군이 이민 단속 요원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적었고,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 작전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 겸 국토안보 보좌관은 8일 엑스에 멕시코 국가를 흔드는 시위대 사진을 여러 장 게시하면서 LA 시위를 '반란'이라고 주장했다.

◇ 배스 LA 시장 "도시 전체 폭동 아냐"

다만 이날 LA에서는 수백명이 참가한 시위는 있었지만,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배스 LA 시장은 CNN방송에 폭력 행위가 제한적이었다며 "이는 도시 전체의 폭동이 아니다"고 말했다.

뉴욕·애틀랜타·보스턴 등 전미 최소 12개 도시에서 진행된 데이비드 우에르타(58) 서비스종사자국제노동조합(SEIU) 캘리포니아주 대표 석방을 위한 연대 시위는 이날 오후까지 소규모로 진행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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