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태영건설 등 재무 개선에 충당금 환입 기대
디지털타워 매각 마무리…이르면 3분기 매각익 반영
|
전 분기에는 기업 회생 이슈 등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쳤지만, 2분기에는 악재가 해소되며 일부 충당금 환입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특히 고위험 대출 회수 노력과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으로 순이익 개선에 나서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BNK금융이 주주환원을 위한 이익 체력 회복에 속도를 붙이면서, 한동안 저조했던 주가도 모처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BNK금융은 악화된 건전성 지표 관리와 실적 반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오는 2분기에 23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호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며, 1분기보다 40%가량 증가한 수치다. 전 분기에 실적을 끌어내렸던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줄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BNK금융은 지난 1분기에만 약 2720억원의 충당금을 쌓으며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30%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충당금 규모는 64% 급증했다. 올해 초 부산 반얀트리 화재 사고 여파로 채무 관계에 있던 삼정기업이 회생 절차를 신청한 데다, 지역 향토기업으로 입지가 탄탄했던 금양이 부실화로 인해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태영건설 관련 부동산 PF 사업장에서도 부실이 발생해 세 기업 관련 충당금만 700억원가량이 반영됐다.
2분기에는 이러한 충당금 이슈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금양은 40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금융기관에서 빌린 단기차입금 상환에 나설 전망으로, 이 경우 BNK금융이 보유한 금양 관련 부실 채권도 정상으로 재분류될 가능성이 커진다. 태영건설도 지난해 말 자본잠식에서 탈출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4000억원대 자본 규모를 회복하면서 자산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삼정기업에 대한 대출 회수가 이뤄진다면 이를 통한 추가 충당금 환입도 기대할 수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그룹 대손비용은 1800여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00억원가량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1분기를 저점으로 2~3분기 중 이익이 큰 폭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추진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소재 BNK디지털타워의 매각이 최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연내 매각 대금이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추정 매각 대금은 약 4600억원 규모로, BNK금융은 400억원 내외의 매각익을 얻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각익은 이르면 3분기 중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자금이 반영되면 BNK금융의 CET1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BNK금융의 주가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이날 장중 1만2110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2월 이후 4개월 만에 1만2000원대를 넘어섰다. 당초 BNK금융의 주가는 올해 초 밸류업 계획에 대한 기대감으로 크게 상승했지만, 4월 들어 1분기 부진했던 실적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2분기 호실적 전망으로 밸류업 계획 이행에 힘이 실린 데다, 주식시장 강세가 이어지며 1월 기록했던 연중 최고가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다.
다만 실적 우상향을 위해서는 악화된 건전성 지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주요 고객층인 지역 내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의 상환 능력이 저하되면서, BNK금융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각각 1.69%, 1.12%로 전 분기보다 0.38%포인트, 0.18%포인트씩 급등했다. 부산·경남은행에서 관리 중인 정리대상기업 수 또한 지난 2023년 말 10곳에서 2024년 말 39곳으로 크게 늘었다. 이번 충당금 이슈가 해소되면 자산 건전성에 일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면밀한 건전성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BNK금융은 올해 고위험 대출 회수에 주력하고,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권재중 그룹재무부문 부사장은 "올해 자산 건전성 회복과 실적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예정"이라며 "체질 개선 노력을 통해 시장의 신뢰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