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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벼랑 끝 면세업계…“이러다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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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5. 07. 01. 06:00

김지혜 명함
더 이상 쥐어짤 것도 없다. 희망퇴직 단행은 물론 임원 임금동결, 사업장 축소까지 해볼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봤다. 현재 국내 면세업계가 처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4사 모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인천공항면세점을 운영하지 않는 롯데면세점을 제외하곤 모두 적자다. 2분기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돈먹는 하마' 인천공항면세점 임대료 때문이다.

코로나 기간 해외 여행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면세업계에 혜택을 준다는 명목으로 임대료 산정 방식으로 고정 수수료에서 공항 이용객수에 응찰단가를 곱한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인천공항 여객수는 코로나 이전을 거의 회복하고 있는 데 면세업계의 매출은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면서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019년 국내면세점 매출 총액은 24조8600만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4조2200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면세점을 찾는 방문객 수도 2019년 4800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2800만명으로 감소했다.

여객수가 매출로 직결되지 않으면서 면세 사업자들의 임대수수료 부담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신라와 신세계는 여객수 1명당 1만원 가까이 써내며 연간 임대료 부담이 상당하다. 인천공항의 월평균 이용객 수가 약 300만명에 이르는 점은 감안하면 매월 임차료만 300억원으로, 연간으로 따지면 360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매출 3조2819억원을 기록한 신라면세점의 경우 매출의 약 11%를 임대수수료로 낸 셈이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면세업계는 최후의 카드로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임대료 인하 조정 신청을 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공정성 훼손, 타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 등을 내세워 회의적인 입장이다. 법정다툼까지 가며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도 사드 사태로 롯데면세점과 삼익악기면세점 등이 외교 문제로 인한 매출 감소 등을 근거로 임대료 조정 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과거에는 '큰손'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영향으로 공항면세점의 적자를 시내면세점의 수익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로 경제가 급격히 바뀌며 중국인 관광객의 씀씀이가 줄어들었고, 고환율에 국내 소비자마저 면세점을 외면하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이나 다른 해외 국제공항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임대료 인하를 추진 중이다. 공항 활성화를 위해선 면세점은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임대료 인하가 어렵다면 산정방식이라도 제대로 책정할 필요가 있다. 소비여력이 없는 미성년자와 환승객 등을 모두 포함한 현재의 산정방식은 불합리하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면 이미 늦다. 지금이 모두가 살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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